추미애 "윤석열 '정치의 늪' 빠져…금시작비 필요"

4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서 지적

"政 공격 '살아있는 권력 수사' 미화 안돼"

윤석열 "위임받은 권력비리 엄정수사" 강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스스로 정치를 하겠다는 '정치의 늪'에 빠지는 건 검찰에 필요한 금시작비(今是昨非·오늘은 옳고 어제는 그르다) 자세와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총장이 야권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본인도 정치 행보를 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있다'는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지금 '금시작비'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어제 잘못을 오늘 비로소 깨달았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문을 연 뒤 이렇게 밝혔다.

추 장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엄중한 판단으로 그간 특별검사팀과 검찰이 무엇을 했느냐는 국민의 질타가 있다"며 "총장도 해당 수사에 무관했다고 할 수 없는 관여자로, 권력과 유착된 과거 검찰 잘못을 오늘 깨닫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윤 총장의 최근 행보에 담긴 목적에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추 장관은 "(윤 총장) 정치적 언행이나 행보가 국민적 우려와 의혹을 낳고 있다"면서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검찰권을 남용하지 않느냐는 우려에 휩싸여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정부를 공격한다거나 정권 흔들기를 하는 것이 살아있는 권력 수사라고 미화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검찰이 스스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로 잘 안내하도록 하겠다"며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전날인 지난 3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신임 부장검사 교육에서 "살아있는 권력 비리를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검찰을 만드는 게 검찰개혁"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검찰제도가 프랑스 혁명 이후 공화국 검찰이 시작됐다고 언급한 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공화국 정신에서 탄생한 만큼 국민 검찰이 돼야 한다"면서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 비리에 대해 엄정한 법집행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