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맹학교 찾은 김정숙 여사 “남편이 미안하다고 전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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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0-11-0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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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자의 날 행사 참석…집회 시위 소음 관련 사과 인사

  • 전교생에 보온병·점자 카드 전달…현장 간담회도 진행

김정숙 여사가 3일 서울 종로구 서울맹학교에서 '손끝으로 만나는 세상'을 주제로 열린 제94주년 점자의날 기념 점자대회에 참석해 시각장애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숙 여사는 3일 서울 종로구 서울맹학교를 찾아 시각장애인 학생들을 격려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특히 학교 인근에서 벌어지는 집회 시위로 인한 소음과 관련해 남편인 문재인 대통령의 미안한 마음을 대신 전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맹학교에서 제94주년 ‘점자의 날’을 기념해 열린 점자대회 ‘손끝으로 만나는 세상’ 행사에 참여했다.

1913년에 개교한 서울맹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특수학교로 유·초·중·고, 전공과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점자의 날’은 일제강점기 서울맹학교에 재직하던 송암 박두성 선생이 조선어점자연구회를 조직, 6점식 한글점자(훈맹정음)을 만들어 1926년 반포한 11월 4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10월 15일 관련 유물인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유물’과 ‘한글점자 훈맹정음 점자표 및 해설원고’ 등 2건을 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다.

이날 점자대회는 점자의 가치와 의미를 조명하고 점자학습에 대한 흥미와 의욕을 고취시키고자 마련됐으며, 거리두기와 철저한 방역관리 속에 진행됐다.

김 여사는 초등부 학생들과 함께 점필로 점자판 점간에 여섯 개의 점을 찍는 ‘옹옹옹’ 손풀기 점자 찍기, 6개점의 숫자번호 1~6 중 숫자를 불러주면 이를 머릿속으로 글자를 조합해 정답을 말하는 점자 퀴즈 등 다채로운 활동에 참여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손끝으로 세상을 보게 하는 여섯 개의 점은 시각장애인들과 세상을 잇는 아름다운 점”이라며 “시각장애인들의 꿈이 장애물에 가로막히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서울맹학교 전교생에게 보온병과 함께 점자 메시지가 담겨 있는 카드를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카드에는 서울맹학교 졸업생이 학교 담장벽화에 남긴 ‘세상 사람들이 눈으로 길을 볼 때 난 마음으로 세계를 본다’는 문구와 함께 “꿈이 닿지 못하는 곳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라는 말이 점자로 담겼다.

점자대회 참석 후 역사관 참관에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박백범 교육부 차관, 김은주 서울맹학교 교장, 배인용 운영위원장, 김경숙 학부모회장 등이 함께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시각장애 학생들의 학습과 돌봄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김 여사는 “제가 맹학교에 온다고 했더니 우리 남편, 대통령이 ‘너무 너무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꼭 전해 달라. 나도 꼭 가고 싶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서울맹학교와 가까운 청운파출소 인근에서 열리는 각종 집회 시위 소음으로 학생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걸 안다”면서 “저희도 인근에 있어서 그 고통과 소음이 뼛속 깊이 느껴진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첫 마디가) 미안하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집안도 돌보고, 원격 교육도 하는 학부모의 고통이나 건강도 지키고 교육도 해야 하는 교사들의 노심초자 하는 마음이 느껴져 너무 감사드리고 싶다”면서 “그럼에도 위기를 넘겨야 되니까 다같이 슬기롭게 참아줬으면 한다.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람을 늘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점자책이 보통의 문자처럼 아이들에게 활자화 돼서 느껴지겠지 했는데, 오늘 해보니 굉장히 어렵다고 느꼈다”면서 “생님과 어머니들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했다.

김 여사는 “장애가 장애가 아닌, (우리 모두) 함께 사는 하나의 사회로 발전될 때 이 사회가 무장애 시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다함께 같이 사는 데 노력을 기울이자”고 제안했다.

김은주 학교장은 “사실 점자의 날은 저희들끼리의 행사인데 직접 와주시면서 (시각장애인이) 사회적 관심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시간 되시면 많이 와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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