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크를 착용하고 조업에 나서고 있는 일본계 전자부품 제조사 종업원= 10월 30일, 광둥성 포산시 (사진=NNA)]
세계에서 가장 빨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충격에서 회복되고 있는 중국 경제. 다만 중국도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며, 각 기업들은 지금도 코로나를 마주하며 조업에 나서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며 노동집약형 산업이 모여있는 주장(珠江) 삼각주 지역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들의 생산현장도 “전 종업원에 마스크를 1일 한 장씩 지급”, “식당 이용인원 제한” 등 코로나 이전과 완전히 다른 풍경으로 바뀌었다. 이들 기업이 코로나 사태를 맞아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2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종업원들이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철저하게 교육하고 있다”. 광둥(広東) 광저우(広州), 포산(仏山), 중산(中山), 선전(深圳), 둥관(東莞) 등의 도시에 거점을 둔 여러 일본계 제조사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 확산세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장 삼각주 지역의 사무용 오피스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제조현장에서는 여전히 “1명이라도 감염자가 발생하면 한동안 가동이 중단된다”(광저우 마쓰시타(松下)공조기), “식품공장이기 때문에 감염자가 절대 나오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식품 제조사 A사) 등의 마음가짐으로, 모든 회사들이 마스크를 감염예방의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마스크 비용을 종업원들에게 전가하지 않고, 회사가 지급하고 있다. 지급매수는 하루 1인 1매가 기본. 파나소닉 산하이자 가정용 에어컨 등을 제조하는 광저우 마쓰시타 공조기는 야외업무 등 고온작업에 종사하는 종업원에게 마스크를 하루 2매씩 지급하고 있다.
기업 관계자에 의하면, 마스크 시세는 피크를 기록했을 당시, 1매당 3위안(약 47엔)까지 급등했으나, 지금은 0.6위안 가량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광저우 마쓰시타 공조기의 종업원 수는 약 4000명. 마스크 비용만도 만만치 않은 지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 회사 관계자는 이를 “필수적인 경비”로 여기고 있다. 공장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나 조업이 중단될 경우의 손실을 감안하면, 마스크 비용은 일종의 ‘보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식품 제조사인 A사는 하루 평균 5000장(생산분야를 비롯해 사무용 종사자분도 포함)의 마스크를 소비하고 있다. 하루 0.6위안으로 계산하면, 하루 3000위안, 1개월(가동일 20일)에 6만위안의 지출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마스크 비용에 대해, “어느 정도 부담이 되지만, 방역대책상 줄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회사들은 마스크 착용 이외에도 공장 진입 시 체온측정 및 철저한 소독과 같은 방역대책도 실시하고 있다. 중산의 부품 제조사인 B사에서는 소독액을 분사하는 분무기를 각 부서에 배치해, 하루 1번 이상 반드시 살포하고 있다.
포산의 전자부품 제조사인 C사는 점심시간 때마다 약 500명의 근로자가 식당에 몰려든다. 이 회사는 식당에서 종업원들이 한 방향으로만 앉도록 해, 대면 식사를 방지했다. 다만 이 방법으로는 좌석수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식사시간을 3번으로 나눠 운영했다.

[일본계 한 전자부품 제조사는 사내식당에서 대면식사를 방지하기 위해 종업원들이 한쪽 방향을 보고 식사하도록 했다. =10월 30일, 광둥성 포산시 (사진=NNA)]
광저우 마쓰시타 공조기는 2월부터 5월까지 식사를 식당이 아닌 사무실에서 하도록 했다. 감염 확산세가 안정된 지금은 좌석에 칸막이를 설치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아울러 식당에서 대화를 금지한 기업도 있었다.
노동집약형기업은 지방출신 근로자 비율이 높기 때문에, 기숙사를 함께 운영하는 곳이 많다. 다만 방의 정원수를 줄이는 방식을 취한 기업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으며, ‘기존 근로자의 방 정원은 6명, 신규 채용자는 최대 2명’(광저우 마쓰시타 공조기)과 같은 조치에 그쳤다.
■ 비용은 상승과 하락 양면
코로나 대책이 상시적으로 취해지고 있는데 따라, 마스크 및 소독액 등 방역용품에 대한 각 회사들의 지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둥관에서 완구 등을 수탁제조하고 있는 윙팻(永発国際創建)의 나카고미 나오키(中込直樹) 총경리는 방역용품 지출 등으로 “코로나 이전보다 비용이 10% 정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선전의 부품 제조사인 D사는 가장 엄격한 코로나 대책이 취해질 무렵인 2~3월경, 마스크, 체온계, 알코올 소독액, 방호복, 식료품 등 의료·방역용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동시에 가격도 급등했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막대한 비용지출이 발생했다. 이 회사는 평소보다 약 5~10%의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 제조사 A사는 ‘위생용품’ 항목에 한정하면, 전년 동기 대비 4배까지 지출이 늘었다. 한편 이 회사 관계자는 “사내 단체관광을 올해 없앴고, 회식규모를 축소하는 등 코로나의 영향으로 비용이 절감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보면 비용이 증가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중산의 부품 제조사 B사의 관계자도 “마스크 등 지출비용이 늘어나는 한편, 사회보험료 감면과 같은 비용절감도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비용상승이라고 단순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불황 속에서도 ‘코로나 특수’
코로나 사태는 경제 전반, 그리고 각 회사들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특수’라고 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고 있는 기업도 있다.
광저우 마쓰시타 공조기의 관계자는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이 회사에서 생산하는 가정용 에어컨의 60%는 일본수출용. 일본의 경우 재택근무가 확산되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에어컨이 없던 방에 새롭게 설치하는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 2분기 실적이 급등했다.
오디오 제품을 생산하는 둥관의 E사는 일본 및 유럽에 수출하는 물량이 증가했다. 소위 ‘외출하지 않고 집에만 있으면서 하는 소비’가 늘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를 다소 하회하는 수준. 중산의 부품 제조사 B사는 올해 전반기에 수요가 급증한 방역관련 제품의 위탁생산의 주문이 갑자기 밀려들었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의 부정적 영향을 경감하는 것과 관련해, 현지 정부의 보조금 등 지원책도 일정정도 효과가 있었다.
포산의 전자부품 제조사 C사는 현지 정부로부터 춘제(春節) 연휴 후, 업무재개 지원책으로 ‘復工補貼’라 불리는 보조금을 수급했다. 회사당 1회 지급되는 보조금으로, 3월 말에 5만위안이 입금되었다고 한다. 중산의 부품 제조사 B사는 중산시 당국으로부터 2월 17~29일 근무한 종업원에 대해 1인당 300위안이 지급되었다.
전기, 수도세를 일부 면제받은 기업도 있다. 광저우 마쓰시타 공조기는 동 면제조치에 따라 5~6% 상당의 부담이 경감됐다. 1월부터 시작된 면제조치는 지금도 시행되고 있다. 아울러 중앙정부가 2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사회보험료의 감면조치와 관련해, 중산의 부품제조사 B사는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였으나, 감면조치 등으로 비용이 절감, 영업이익은 플러스를 기록했다”고 한다.
방역물자가 부족한 시기에는 현물로 원조가 이루어졌다. 윙팻의 나카고미 총경리에 의하면, 춘제 직후는 마스크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현지 보건당국으로부터 약 100인분의 마스크가 무상으로 지급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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