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남은 오늘도 오르는 중"...도곡렉슬 43평 32억원대 신고가

윤지은 기자입력 : 2020-10-26 08:00
강남구 알짜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묶이며 도곡으로 간 갭투자 장특공제 강화, 임대차법에 실거주 매물 없어...호가 급등 대치동

서울 강남구 대치동 공인중개업소[사진 = 윤지은 기자]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집주인은 양도소득세 때문에 실거주하니 매물이 씨가 말랐어요."

"최근 도곡렉슬 43평(전용면적 115㎡~121㎡)이 32억원대에 나갔다고 합니다. 8월에 31억7000만원 신고가 찍고 더 올랐어요."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로 일컬어지는 강남구 아파트 매매시장은 정부의 관측과는 달리 꾸준히 호가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대치·도곡동 등 학군 메리트가 큰 지역의 경우 반드시 들어와야만 하는 수요자가 적지 않은 반면, 실입주 가능한 매물은 전무하다시피 해 새로 거래되는 것들은 꾸준히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집주인들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혜택을 받기 위한 목적 등으로 실거주를 택하고 있고, 세를 안은 물건은 계약갱신청구권 등에 따라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 실입주가 가능한 매물이 씨가 마른 이유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인근 S공인 관계자는 "내놓는 분들은 직전 실거래가보다 최소 5000만원, 많게는 1억원까지 높게 내놓는다"며 "그렇게 드문드문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더 많다"고 했다.

매수자들이 비싼 가격에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이유는 강남권에 들어와야만 하는 수요자, 이를테면 학군수요자들 때문이다. 매매든 전세든 들어와야만 하는 수요자들이 전셋값이 높아지고 전세매물이 줄며 매매를 택하고 있는 양상이다.

강남구 전월세 가격은 무서운 기세로 오르고 있다. 대치동 S공인 관계자는 "2년 전보다 보증금이 최소 3억원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도곡동 H공인 관계자는 "임대차법 전후로 3개월 만에 렉슬 33평(전용 85㎡) 실거래가가 2억~3억원 올랐다"고 했다.

대치동 D공인 관계자는 "대치동은 학군 때문에 수요자들이 웬만하면 6년 동안 살고자 하는데, 이들이 대체로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고 집주인들은 양도소득세 부담에 실거주를 택하며 실거주 가능한 매물이 씨가 말랐다"고 했다.

장특공제 개정내용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는 주택을 10년 보유해도 공제율을 40%밖에 적용받지 못한다. 기존에는 10년을 보유하기만 하면 80%를 공제해줬지만, 앞으로는 10년 보유 시 40%만 공제하고 실거주 기간 1년당 4%씩을 부여하는 식으로 규제한다. 10년을 실제로 살아야만 40%를 추가로 공제받게 돼버린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실거주 기간 2년을 충족해야 조합원 입주권을 얻을 수 있게 한 '6·17규제'가 실거주 가능 매물의 씨를 말렸다. 익명을 요구한 대치동 은마 인근 중개사는 "관리처분계획인가 전 들어와야(실거주 요건을 갖춰야) 현금청산이 안된다는 규제가 겸사겸사 맞물렸다"고 알렸다.

도곡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한 지역은 갭투자자의 유입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정부는 6·17규제를 통해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을 일제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송파구 잠실동도 같은 규제를 받았지만, 강남구가 유독 타깃이 됐다.

도곡동 도곡렉슬·타워팰리스 등이 풍선효과로 많이 올랐다. 본래 대치동보다 입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가격이 대치동 턱밑까지 쫓아왔다.

대치동 D공인 관계자는 "대치동이 도곡동보다 입지가 앞서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갭투자할 분들이 도곡동으로 많이 갔다"며 "도곡동이 크게 오른 데다, 실입주해야 할 이유가 커지면서 다시 대치동 쪽으로 문의가 많지만 물건이 없다. 45평(전용 122㎡)이 35억~36억원에 최근 거래됐는데, 지금은 36억5000만원을 달라고 얘기한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도곡동의 한 중개사는 "렉슬 43평(전용 115㎡~121㎡)이 32억원대에 나갔다고 전해들었다"고 귀띔했다. 해당 평형은 지난 8월 5일 31억7000만원에 최고가를 찍은 게 마지막 실거래 신고된 사례다.

도곡동 H공인 관계자는 "최근 26평(전용 60㎡) 5층짜리가 21억80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는데, 동·호수도 좋았지만 입주물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가격"이라고 했다.

향후 집값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대치동 S공인 관계자는 "전셋값이 같이 오르기에, 매맷값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경[사진 = 윤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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