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스페셜 칼럼] 2021년 경제전망 : 이탈점(Point of Exit)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입력 : 2020-10-22 17:44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눈을 떠도 보이지 않는 것이 있고, 눈을 감아도 보이는 것이 있다. 코로나19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충격은 여실히 드리워졌다. 월세를 못 내는 자영업자의 눈물은, 직업을 잃은 가장의 처진 어깨는, 실적 압박을 견뎌내야 하는 팀장들의 한숨 소리는, 수출계약을 줄줄이 취소당해 재고가 쌓여 있는 기업의 곳간은 눈을 감아도 코로나19의 충격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정답이 없는 질문의 답을 찾아야 했다. 이 길이 맞는지, 이 길로 가면 정답이 있는지, 처음 들어선 낯선 길을 걸었다. 2020년은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시간이었다. 이 글의 독자들께 질문드리고자 한다. “1930년대 대공황을 경험해 보신 분이 계신가요?” 대봉쇄로 규명되는 2020년의 세계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충격적인 경제위기의 시간이었다.

◆2021년 세계경제 전망

2021년 세계경제는 ‘이탈점(Point of Exit)’이다. 필자는 신간 <포스트 코로나 2021년 경제전망>을 통해 2021년은 2020년의 경제충격을 딛고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2021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5.4%로 전망했다. 세계은행, OECD, BIS 등의 세계 주요 경제기구는 2020년과 2021년의 전망에 대해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저점을 형성하고 2021년에 반등한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보급되어 조기 안정화될 것을 가정했을 때 그렇지만, 2021년 이내에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을지라도 회복세는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경제주체들은 2020년 당시와 같은 수준의 공포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며, 경제활동 자체를 멈추기보다 주어진 환경에 순응된 방식으로 기업들은 경영하고, 소비자들은 소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즉 경험을 통해 코로나19를 안고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다.

유의할 점 한 가지는 5.4%라는 세계 경제성장률의 의미다. 코로나19 이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약 3.5% 수준이었기 때문에, 평년보다 오히려 호조세를 보이는 듯한 인상을 주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기저효과(base effect)에 따른 반등인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세계경제가 역성장(-0.07%)한 이후 2010년 5.42% 성장률을 기록한 것도 궤를 같이한다. 즉, 2021년 회복은 하지만, 숫자만큼 뚜렷한 회복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취업자 증감 등과 같은 거시지표들이 ‘수치상으로는’ 좋아 보이는데, 체감경제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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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세계경제는 구조적으로도 ‘이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경제구조, 경제규칙, 경영방식에서 이탈해 전혀 달라진 패러다임이 전개될 것이다.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시대다. 새로운 것이 표준이 되고 평범한 것이 된다. 글로벌 밸류체인(GVC)이 붕괴되고 리쇼어링이 확대되면서 탈세계화가 진전된다. 사상 유례없는 초장기·초저금리의 시대로 전환된다. 대면 서비스에 의존하는 경영방식에서 이탈해 비대면 서비스 중심으로 전개되는, 즉 언택트 시대에 놓이게 된다. 기업의 경쟁력이 ‘제품과 서비스’가 아닌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에 따라 좌우되는 데이터 경제로 진화한다. 중국은 디지털 화폐 개발을 본격화해 새로운 패권전쟁을 이끌어 나간다. 경제주체들은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달라진 환경을 읽어내고 이에 걸맞은 준비를 시도해야 할 때다.

◆2021년 한국경제 전망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까지만 해도, 경제는 회복되고 있었다. 2019년 말부터 수출·생산·투자·소비 부문에 걸쳐 경기 저점으로부터 반등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2020년 한국경제는 세계 경제의 회복세와 함께 완만하게 회복되는 국면이었다. 그러나 회복의 기대감도 잠시, 2020년 1월 25일 설 연휴를 전후로 코로나19 발생 및 확산의 불안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20년 경제는 코로나19의 소용돌이가 헤집고 간 충격적인 위기 구간이 되고 말았다.

2021년 경제는 경제위기로부터 서서히 회복을 시작하는 ‘이탈점’이다. 2021년 코로나19의 심각한 재확산은 없지만, 국지적이고 간헐적인 확산이 이어질 것으로 전제해 보자(시나리오2). 글로벌 소비와 투자가 지속적으로 수축되기 때문에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는 시점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의 확장적인 재정정책과 한국판 뉴딜 사업 등을 중심으로 한 정부부문의 투자가 경제회복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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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이탈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정부는 성공적인 산업 재편을 유도하고, 전통산업에서 신산업으로의 전환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규제완화 노력도 필요하다. 한편, 기업들은 2021년의 변화되는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신산업의 기회를 발굴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해야 한다. 가계도 마찬가지다. 급변하는 환경에 걸맞은 역량을 갖춘 인재가 되고, 2021년 경제가 요구하는 사업을 시도해야 하겠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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