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공무원 실종' 한달째 無진전인데…'남북협력·민간교류' 외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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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10-2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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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격 공무원 친형 2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면담

  • 피격 사건 발생 이후 유족-외교·안보 장관 첫 만남

  • 유족 "北 인권 항의 요청"…강 장관 "최대한 협조"

  • 이인영, 통일硏 심포지엄서 남북협력 의지 재확인

  • 정세현 "金 열병식 발언, 민감 교류 기대 거는 듯"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 실종 한 달째인 21일 이씨의 친형인 이래진씨(55)가 외교부를 찾아 정부를 향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러나 같은 날 대북정책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수장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남북 평화경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해 ‘민심 역행’이라는 질타를 피해갈 수 없을 듯하다.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표류 중 북한군에 사살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공무원 이모씨의 친형 이래진 씨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면담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족, 외교·안보 관료 첫 면담…“中 협조·北 인권 강력 항의 요청”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비공개 면담을 했다. 지난달 22일 공무원 피격 사건이 알려진 이후 외교·안보 관계 부처 장관이 유가족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장관과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 15분부터 약 25분간 면담을 했다, 면담에는 임갑수 평화외교기획단장, 국제기구국 인도협력과장 등도 배석했다.

이씨는 강 장관과 면담 전 취재진에게 “유엔총회 상정 내용과 중국의 협조, 북한에 관련된 항의(와 관련해) 외교부에 입장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면담 이후 취재진을 다시 만난 이씨는 별도로 준비한 ‘서해 연평도 해수부 공무원 피격에 관한 외교부 전달내용(건의사항)’ 자료를 전달하며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 대응 방안 등을 문의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강 장관과 면담에 대해 “짧은 만남이었지만, 북한 관련 인권 문제에 강력한 항의나 성명을 내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이씨가 제공한 자료에는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유엔총회 북한인권상황 보고서 제출에 대한 외교부의 대응과 입장 △국제사회 공조방안 △시신·유골송환 관련 중국 정부에 대한 협조 요청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 △현 상황에 대한 외교부 입장과 대응계획 △정부 컨트롤타워 및 테스크포스(TF)팀 미구성 이유 △해난 사고 대응 매뉴얼의 국제 규범 수립 계획 여부 등 총 7가지 건의 사항이 담겼다.

이씨는 특히 동생 시신·유해 송환과 관련해 중국 당국에 협조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생의 시신이 중국으로 갔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협조 요청을 했다”면서 “중국과 북한은 서로 친하니깐 아무래도 외교적으로 문제가 되면 북한에 상황이 안 좋을 것 아니겠냐. 중국이 북한에 압박 내지는 설득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강 장관의 반응에 대해선 “장관이 성심성의껏 검토하고,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다. 서면으로 답을 받기로 했다”고 답했다. 이어 강 장관이 이미 중국 측에 외교적으로 협조 요청을 했다는데 반응이 없었다면서 다시 요청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대한민국 공무원이 북한에서 끔찍한 살해를 당했는데 외교 당국의 대응과 정부의 비현실적 행위로 월북이라는 프레임을 성급히 발표했다”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해수부, 통일부 등을 향한 불만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이번 사건을 당하고 첫 정부 관료 면담이었다. 제일 질타를 받아야 할 부처는 국방부다. 유엔사령부도 질타를 받아야 한다”면서 “국방부나 통일부는 감정이 상할 정도로 행동하고 행사도 주최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감정이 상할 정도의 행동과 행사’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그는 “국방부 장관, 해작사(해군작전사령부) 사령, 유엔사 사령관에 강력하게 면담을 개인적으로 요청하려고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현재 통일부 장관 면담은 아직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1일 개최된 통일연구원의 '신한반도체제와 평화경제' 국제심포지엄에서 영상을 통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연구원 유튜브 캡처]

 
◆이인영, 남북 경제협력 의지 재확인…정세현 “민간·인도 협력 앞세워야”

이 장관은 이날 오후 통일연구원 주최 국제심포지엄 ‘신(新) 한반도체제와 평화경제’에서 영상 축사를 통해 남북철도연결과 북한 개별관광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남북 정상이 합의한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 북한 개별관광 이행 추진, 남북 신뢰를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을 추동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면서 동아시아 공동체 조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거론하며 “방역·보건 분야 협력 등 생명 공동체 건설을 위한 실질적인 남북협력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또 “평화경제를 통해 한반도가 대륙과 해양, 남방과 북방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면 국가와 국가 간 연계성이 심화하고 연내 평화와 번영이 공고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남측을 향해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남북 간 민간교류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

그는 “정권이나 당국 차원의 교류보다는 민간차원 교류에 기대를 거는 것이 아닌가 싶다”라면서 “유엔 대북제재 때문에 아무거나 할 수 없다면 인도주의적 협력 사업을 앞세워 남북이 다시 손을 맞잡는 단추를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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