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앱결제 A to Z] ① 수수료 30%를 둘러싼 앱 생태계 갈등

정명섭 기자입력 : 2020-10-21 08:00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구글이 자사의 공식 개발자 블로그 ‘구글 디벨로퍼스(Google Developers)’에 글을 올렸다. 내년 10월부터 자사의 모바일 앱마켓인 구글플레이에 ‘인앱 결제(In-app Purchase, 이하 IAP)’를 의무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구글은 기존에 게임 앱에 한해서만 이 결제 방식을 강제해왔으나 이제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앱으로 IAP를 확대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인터넷 기업, 스타트업업계가 들고 일어났다. IAP는 외부 결제 수단보다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높기 때문이다. 구글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지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 구글의 IAP는

IAP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결제 시스템으로, 이용자가 사전에 체크카드,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해두면 지문인식 같은 간편인증을 통해 쉽게 결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높은 수수료 탓이다.

신용카드, 체크카드, 휴대폰 결제 등 외부 결제 수단의 경우 결제 수수료가 1~3%인 반면, IAP의 수수료는 30%다. 이 경우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이미 30%의 인앱 결제를 의무화한 애플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웹툰, 음원 이용권 등의 가격은 구글플레이보다 높은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애플이 인앱 결제를 도입할 때와 달리 구글이 IAP를 도입하겠다고 나서자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구글이 가진 모바일 시장의 영향력 때문이다. 한국모바일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플레이의 국내 앱마켓 시장 점유율은 63.4%로 압도적인 1위다. 같은 기간 애플 앱스토어의 점유율은 24.4%, 원스토어는 11.2%를 기록했다.

또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앱마켓 신용카드 매출액 중 78.5%가 구글플레이에서 나왔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 구글이 IAP를 도입하는 이유

구글은 이같은 정책을 도입하는 이유에 대해 “더 안전하고 동반성장할 수 있는 앱마켓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거둔 수수료를 안드로이드와 앱마켓 생태계 개선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얘기다.

구글은 “구글플레이의 경우 이용자는 안전하고 원활한 경험을 기대하며 개발자는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강력한 툴과 서비스를 사용한다”며 “구글플레이의 개발자 정책은 이러한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고안됐으며,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은 이러한 구글플레이의 노력에 대한 주춧돌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글플레이는 이 정책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지속적인 플랫폼 투자를 가능하게 하며,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구글플레이와 개발자의 동반성장을 추구한다”고 전했다.

이미 애플이 앱스토어에 오래 전부터 이같은 결제 정책을 고수해오고 있다는 것도 구글의 IAP 도입 논리 중 하나다. 경쟁사인 애플이 하고 있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구글의 진짜 속내는 ‘매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은 전세계 모바일 OS 점유율이 애플보다 높지만 앱마켓 매출은 애플이 더 높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의 앱마켓 매출은 293억 달러(약 33조3727억원)인 반면, 애플 앱스토어는 542억 달러(약 61조7338억원)였다.
 

구글 로고[사진=로이터/연합]



◆ 국내 IT업계 “구글의 일방통행” 비판

국내 IT, 스타트업업계는 구글이 ‘일방통행’이라고 비판한다. 구글이 그동안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보다 더 높은 점유율을 올릴 수 있었던 건 개방성 때문이었는데, 이용자와 고객사를 충분히 확보하자 특정 결제 수단을 강조하는 등 태도가 돌변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주요 IT, 게임사들을 회원사로 둔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구글플레이가 현재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은 구글의 개방적 정책을 신뢰한 앱 사업자들이 창의적이고 다양한 앱들을 개발해 구글플레이에 제공하고 이용자들이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인앱 결제 강제정책은 구글에게만 좋을 뿐, 나머지 인터넷 생태계 전체에 부정적이고, 사업자와 이용자 모두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불공정한 것이므로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인기협은 지난달 24일 방송통신위원회에 구글 미국 본사와 구글코리아 유한회사에 대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행위 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구글의 일방적인 결제 정책 강요가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는지 판단해달라는 취지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설립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지난달 방통위에 구글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가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에 해당하는지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 韓 이용자 반응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80%는 앱마켓 수수료 30%가 높다고 보고 있다. 정윤혁 고려대 교수가 국민 508명을 대상으로 “구글의 ‘30%’라는 수수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30.3%가 ‘매우 많다’, 34.4%가 ‘많다’, 22%가 ‘약간 많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86.7%가 구글의 수수료가 높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는 수수료가 적다고 생각한 응답자(적음, 약간 적음, 매우 적음)의 40%에 달하는 수치다.

구글이 인앱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정책 변경에 대해 응답자의 59.8%가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로 인한 수수료 인상이 사용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73.7%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구글의 이번 수수료 인상에 대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응답한 국민은 59.4%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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