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쿠폰'과 '관람료 인상' 사이…하반기 극장가, 위기 이겨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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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10-21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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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저' 기록한 9월 극장가...하반기 운명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후 극장가는 유례없는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관객 수는 지난해보다 70.3%(7690만명) 줄어 3241만명을 기록했고 매출액도 작년 대비 70.6%(6569억 원)이나 감소한 2738억원으로 나타났다. 관객수·매출액 모두 2005년 이후 최저 기록이다.

하반기도 침체한 분위기는 지속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세가 꺾인 지난 9월 전국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299만명뿐이다. 전년 대비 79.7%나 감소했다. 극장가 '성수기'라 불리는 9월을 떠올린다면 깜짝 놀랄 만한 숫자. 영진위가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가동한 2004년 이후 최저 관객수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치명상을 입은 영화계는 아직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까지 높아지며 극장가를 찾는 관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난달 22일에는 3만9000명까지 관객수가 떨어졌다. 한달여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고꾸라진 것이다.

영화 '테넷'(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은 지난 8월 26일 개봉해 두 달 가까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고 있지만 총 누적 관객수는 191만4416명이다. 신작 영화 부재로 한 달이 넘도록 박스오피스 1위에 랭크된 바 있다.

그야말로 9월 극장가는 '암흑기'였다. 확진자 수가 늘고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로 상향되었으며 관객수는 매일 줄었다. 아직도 타격은 이어지고 있어 지난 연휴 개봉한 영화 '검객' '디바' '담보' '국제수사' 중에서 오직 '담보'만이 관객수 100만명을 넘었고 일일 관객수는 평균 5만명대를 유지하는 중이다. 9월~10월을 '극장 성수기'라고 불렸던 게 옛일처럼 느껴질 정도다.

게다가 멀티플렉스 극장 CJ CGV가 임대료 상승과 매출 부진을 이유로 영화 관람료를 인상해 관객들의 반발이 쏟아지는 상황. CGV는 오는 26일부터 주중(월~목) 오후 1시 이후 일반 2D 영화 관람료는 1만 2천 원, 주말(금~일)에는 1만 3천원으로 조정한다. 프라임석 기준 1000원, 스탠다스석을 기준으로 2000원씩 오른 셈이다.

CGV 측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코로나19로 매출은 급감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라고 입장을 전했지만, 관객들은 "극장에 가기 부담스럽다" "한 달 넷플릭스 구독료와 맞먹는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극장가 악재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런데도 반등의 가능성은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데다가 오는 28일부터 영진위가 발행한 '6000원 할인쿠폰'을 이용할 수 있어서다.

정부는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피해가 컸던 업종을 지원하고 서민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공연·영화·체육 분야의 소비 할인권 지원 사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영진위가 발행한 '6000원 쿠폰'의 경우 지난 6월에도 극장가 활성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던바. 이번 쿠폰 발행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 쿠폰은 각 영화관 온라인 예매처를 통해 예매하면 1인당 6000원씩 할인된다. 1인 2매까지 예매할 수 있고 오는 30일부터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지난 15일 개봉한 유아인·유재명 주연 '소리도 없이'(감독 홍의정)가 호평을 받고 있고 오는 21일 개봉하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도 예매율 42.3%를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에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연휴 특수'의 기세를 몰아 '6000원 할인 쿠폰' '신작 러시'가 극장 활성화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기대받고 있는 신작이 개봉을 이어가고 6000원 할인 혜택,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등 영화관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최저치 관객수를 기록한 9월 시장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든다. 하지만 올 연말까지 국내외 블록버스터 대작의 부재, 고정비 부담 등 크고 작은 어려움이 예상돼 극장이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을 했다고 보인다"라며 현 업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극장이 심사숙고 끝에 자구책을 마련한 만큼 이에 준하는 '극장용 서비스'와 '강도 높은 방역'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그간 신작의 부재로 다시 보는 명작 등 상영 라인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미비해 보인다. 관객이 영화관을 방문해야만 하는, 가격 상승에 상응하는 서비스가 함께 마련되어야 현재 관객들이 느끼는 심리적,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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