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도 응원하는 트럼프 재선"...美백악관은 '강력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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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0-1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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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레반 "트럼프, 정직한 사람....정치인 거짓말에 지친 이들의 신뢰 얻을 것"

  • 트럼프 행정부, 지난 2월 아프간 평화합의 타결...지난달부터 평화협상 진행

아프가니스탄의 반군 무장단체인 탈레반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해당 성명이 언론에 보도되자, 트럼프 재선 캠프 측은 이를 강력히 거부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지난 9일(현지시간) 아프간 탈레반 관계자들은 미국 C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탈레반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3일 선거에서 승리하고 아프가니스탄 내 미군 주둔을 끝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했던 모든 약속을 이행한 정치인임을 증명했기 때문에 다가오는 선거에서 승리 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그간 (국제) 정세 불안과 경제적 실패, 정치인들의 거짓말에 지친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다시 한번 트럼프를 신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무자히드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신조를 높이 평가한다면서 "미국이 다른 나라들에 간섭하지 않을 경우 미국에 대한 세계 각지에서의 위협 역시 현저히 감소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익명의 탈레반 고위 지도자 역시 CBS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정직한 사람이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는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는 우리 탈레반에게는 건전하고 현명한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CBS의 보도 다음 날인 10일 팀 머토프 트럼프 재선 캠프 대변인은 "탈레반의 지지를 거부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을 보호할 뿐"이라고 말해 탈레반 측의 지지를 만류했다. 

이후 탈레반 측 역시 CBS에 이날 무자히드 대변인의 발언이 공식 입장이 아닌 아프간 평화 협정과 아프간 주둔 미군의 철수를 촉구하는 성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견을 잘못 전달했다고 알려왔다.

한편,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올해 성탄절까지 철수시키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미국 백악관의 안보라인은 18년째 내전 상태인 아프간 정세의 안정을 위해 지난 2월 아프간 정부와 반군인 탈레반 사이의 평화합의를 타결하고 지난달 12일부턴 미국의 주선으로 카타르 도하에서 양측의 세부 평화협정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2021년 5월까지 탈레반이 모든 테러단체와 연계를 끊고 미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한다는 조건 하에 모든 주둔군을 철수하기로 약속했다.

현재 아프간 주둔 미군은 약 5000명 규모로, 트럼프 행정부 측은 완전 철수 이전에 단계적으로 철수를 진행해, 지난 7월 8600명 수준이던 주둔군을 내년 초 2500명까지 감축할 예정이다.

다만,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11월 대선을 의식해 외교 치적을 홍보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안보라인과 정식으로 조율을 거치지 않고 게시했기에, 미국 국무부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백악관 안보라인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프간 평화협상에 참석한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탈레반 공동 설립자(오른쪽 아래).[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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