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신규상장… ‘고사위기’ 코넥스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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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0-10-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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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초기 중소·벤처기업들이 자본시장 진입을 통한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만들어진 코넥스 시장의 침체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코스닥 시장 상장 문턱이 낮아진 만큼 코넥스 활성화를 위해 더욱 강력한 세제혜택 등이 추가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현재까지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7개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노진을 시작으로 단디바이오, 오션스톤, 폭스소프트, 무진메디,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데이드림엔터 등이다. 지난달 25일 상장신청서를 제출한 원포유를 포함할 경우 올해 8개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역대 최저다.

코넥스 시장에 신규상장한 기업 수는 첫해인 2013년 45개사에서 2014년 34개사로 줄었으나 2015년 49개사에서 2016년에는 50개사로 정점을 찍은 바 있다. 이후 2017년에는 29개로 크게 줄었고,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21개사, 17개사 등으로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반면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의 이전상장 건수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4년 6개사에서 2015년에는 8사로 늘었고,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12개사로 가장 많았다. 올해는 현재까지 6개사가 이전상장을 마무리했다. 이전상장을 앞둔 미코바이오메드를 포함하면 7개사로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지놈앤컴퍼니와 에프앤가이드, 씨이랩, 피엔에이치테크, 인카금융서비스 등이 이전상장을 추진 중에 있어 상장기업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코넥스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신규상장 기업이 줄어드는 대신 이전상장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시장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거래소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신규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에 대해 상장에 필요한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또 금융당국은 지난해 코넥스기업이 크라우드펀딩과 소액공모를 통해 상장 이후에도 추가 자금조달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외에도 개인투자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예탁금을 기존 1억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추는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은 상태다.

이 같은 조치에도 코넥스 활성화가 더딘 이유는 코스닥 시장 상장 문턱이 크게 낮아진 게 이유다. 정부는 기술특례상장 및 성장특례상장 이외에 적자기업도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테슬라요건 상장을 도입하며 중소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도왔다. 이는 곧 일반 중소·벤처 기업들이 코넥스가 아닌 코스닥으로 직행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문턱이 낮아지면서 코넥스 시장이 일종의 계륵이 된 모양새”라며 “현재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에서도 시장활성화를 고민하고 있으나 뜻대로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 골머리를 앓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무엇보다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정자문인 역할을 맡는 증권사들이 기업들을 발굴해 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코넥스에 대한 막연한 생각만 갖고 있는 기업들이 많은 만큼 증권사들이 직접 나서 기업들의 시장진입과 자금조달을 적극적으로 돕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기본예탁금에 대한 폐지 역시 필요해 보인다. 앞서 지난해 11월 열린 코넥스협회 설립 5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김도형 금융조세포럼 학회장은 코넥스 활성화를 위해 증권거래세를 면제하거나 3000만원인 기본예탁금을 폐지하는 방안 등을 대안으로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황 연구위원은 “장외시장에서도 예탁금 없이 주식거래가 가능한 상황에서 코넥스 시장에서의 기본예탁금은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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