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생생건강①] ‘귀성객 줄고 집콕족 늘고’…코로나19로 변화된 ‘新추석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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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0-09-3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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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테크 방역작업원들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열차 내부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석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지난 추석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들이 펼쳐지고 있다. 가장 큰 변화가 귀성객의 감소다. 인구 이동이 늘어날수록 감염자가 증가할 확률도 높아지게 돼 많은 이들이 귀성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추석 연휴는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른바 ‘집콕족’들이 많아질 전망이다. 실제 최근 한국교통연구원이 진행한 ‘추석 연휴 통행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은 고속도로 일평균 이동량이 지난해 대비 28.5%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사 응답자 가운데 귀성을 하지 않거나 연휴 계획이 없는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한 우려’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변화된 추석 속 주의해야 할 건강문제에 대해 알아보자.

◇ 추석 연휴 중 ‘시차 증후군’…수면부족·척추통증 야기

연휴를 집에서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시차 증후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시차 증후군이란 생체 리듬과 실제 시간 간의 차이로 발생하는 수면장애, 집중력 저하 등 신체적 변화를 뜻한다. 주로 해외여행을 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장기간 연휴 중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이어져 발생하기도 한다.

시차증후군을 부르는 대표적 습관 중 하나가 소파나 바닥에서 TV, 스마트폰 등을 보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드는 경우다. 이는 수면주기에 혼란을 줘 숙면을 방해하고 더욱 피로가 쌓이게끔 한다. 또 척추에도 큰 부담이다. 불규칙한 소파 표면과 딱딱한 바닥은 신체를 고르게 지지하지 못해 잠자는 동안 척추의 배열을 틀어지게 하고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한 경추(목뼈)를 제대로 받혀주지도 못해 척추 건강에 더욱 좋지 않다.

김은지 서면자생한의원 원장은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 별다른 이유 없이 잠이 잘 오지 않거나 허리에 통증이 오는 경우에는 연휴 중 생활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쉬는 날이라 할지라도 최소한 수면 습관만큼은 규칙적으로 유지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 배달음식? 위장에 부담…‘과민성대장증후군’ 부를 수도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커지는 고민거리가 바로 식사다. 그러나 삼시세끼를 직접 해 먹는 일은 식재료 구입부터 뒷정리까지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상당하다. 그렇다고 외식을 하기엔 코로나19가 걱정이다. 이번 추석 동안 각 가정에서 배달음식 주문이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자원순환사회연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배달음식 주문금액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총 8조6574원으로 전년 대비 74%나 증가했다.

문제는 배달음식의 대다수가 치킨, 피자, 짜장면, 떡볶이 등 기름지고 자극적인 메뉴들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음식들을 매끼 섭취할 경우 소화기관에 부담이 쌓여 특별한 원인 없이 복통, 복부팽만감, 설사, 변비 등을 겪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을 부를 수 있어 조심할 필요가 있다.

집콕 생활로 활동량이 적어지면 소화기관 주변 근육, 근막이 위축된다는 점도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야기하는 원인이다. 이럴 땐 ‘몸통 돌리기 스트레칭’과 같은 간단한 동작으로 몸을 풀어주면 큰 도움이 된다. 몸통 돌리기 스트레칭은 상체를 전체적으로 운동시켜 혈액 및 기혈의 순환을 활성화해 소화기관의 부담을 최소화한다.

먼저 양손을 깍지 껴 팔을 앞으로 뻗는다. 허리와 등 근육을 쭉 늘려준다는 느낌으로 몸통을 좌우로 천천히 3회 회전시킨다. 시선과 골반은 정면을 유지한 채로 몸통 만을 움직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손을 위로 뻗어 동일한 방법으로 스트레칭한다. 이를 총 3회 반복한다.

◇ 주부들 ‘명절증후군’ 피하니 ‘바쁜여성증후군’…무릎 건강에 위험

모처럼 올해 추석을 집에서 맞게 된 주부들은 매년 시달리던 ‘명절증후군’으로부터 해방을 맞았다. 그러나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게 마음이 썩 편치만은 않다. 가족들이 외출을 하지 않으면서 집안일을 지속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밤낮으로 끝없이 생기는 청소, 빨래, 육아 등의 집안일은 주부들을 ‘바쁜여성증후군’으로 내몬다. 개인이 감당하기 힘들 만큼 많은 역할을 요구받아 생기는 바쁜여성증후군은 미국의 산부인과 전문의 브렌트 보스트 박사가 정립한 신종 질환으로 체중 증가, 우울감, 피로 등이 주요 증상으로 꼽힌다.

이러한 체중과 우울감의 증가는 여성 무릎 질환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 늘어난 몸무게의 4~7배 압력이 무릎관절에 가해져 연골의 마모를 가속화 한다.

또한 우울감은 무릎통증과도 큰 연관이 있다. 최근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우울감과 만성 무릎통증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우울감이 있을 때 만성 무릎통증의 유병률이 최대 4.55배까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퇴행성 관절염 환자 404만2519명 중 40대 이상 여성의 비중은 269만2220명으로 66%에 달한다. 그만큼 바쁜여성증후군은 여성 무릎 건강을 더욱 위협하는 요소다. 추석 연휴 기간 바쁜여성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가족끼리 집안일을 나누고 윷놀이, 영화감상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거리를 찾아 주부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 “내려오지 말라곤 했지만”…고향에 남은 어르신들 ‘LID 증후군’ 주의

어르신들에게 이번 추석은 여느 때보다 조용한 명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녀들에게 “코로나19가 위험하니 올해는 내려오지 않는 것이 효도”라며 귀성을 한사코 거절했기 때문이다. 막상 말은 호기롭게 꺼냈지만 부모의 솔직한 마음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노인들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고독을 느끼기 쉬운데 자녀의 독립, 신체 노화, 퇴직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상실을 경험하는 탓이다. 또 타인과 교류가 점점 줄어들면서 오는 소외감과 우울감에도 시달리게 된다. 이러한 상실(Loss)과 소외(Isolation), 우울(Depression)의 약자를 딴 ‘LID 증후군’은 노인들의 고충을 잘 반영하는 질환이다.

LID 증후군은 무기력, 방황 등으로 표출되며 삶의 질을 점차 떨어트린다. 또한 장기간 지속되는 부정적인 정서는 곧 기억력, 언어능력 등 인지기능을 저하시켜 치매를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사회적 교류와 활동량이 적을수록 치매가 심화된다는 것은 각종 연구를 통해 잘 알려져 있는 만큼 주변 가족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은지 원장은 “노인들의 건강 유지를 위해서는 가족과의 소통과 원활한 신체 활동이 가장 중요하다”며 “급작스럽게 바뀐 명절 문화의 변화로 각종 신체적 증상들이 우려되고 있다. 여느 때보다 명절을 보내며 자신을 비롯한 가족들의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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