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강민석 靑 대변인, ‘늑장대응’ 논란에 “文 시간, 위기관리 위한 시간”

김봉철 기자입력 : 2020-09-28 20:48
해외·국내 언론 보도 비교…일부 언론사·기사제목까지 공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망 관련 문재인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는 28일 연평도 인근에서 북한군의 총격에 피살된 우리 공무원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관련한 회의를 주재하는 일련의 과정은 바로 한반도의 위기관리를 위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의 시간’은 너무 일러서도 안 되며, 너무 늦어서도 안 된다”면서 “단 한 번의 단호한 결정을 위한 고심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전에는 매주 월요일에 열리는 수석비서관·보좌관(수보) 회의가 있었다. 통상 청와대 대변인은 대면 혹은 서면 등의 사후 브리핑 형식으로 비공개 수보 회의 내용을 전한다. 하지만 이날 서면 브리핑은 문 대통령의 이른바 ‘늑장대응’ 논란을 정면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강 대변인은 “사안이 너무나 중차대(하다)”, “거듭거듭 신뢰성이 있는 건지, 사실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건지” 등과 같은 문 대통령의 관련 발언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늑장’이 아닌 ‘신중’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강 대변인은 “특히 ‘한반도를 대결구도로 되돌아가게 하느냐, 마느냐’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안보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차적으로 고심하는 지점은 ‘위기관리’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언론 탓을 하려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해외 언론사의 호의적인 보도와 국내 일부 부정적인 보도를 비교하며 언론보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언론사명과 기사 제목까지 일일이 공개했다.

강 대변인은 “남북이 냉전과 대결구도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 같은 주장이 서슴지 않고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다음은 강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 전문.

○ ‘대통령의 시간’은 너무 일러서도 안 되며, 너무 늦어서도 안 되는, 단 한번의 단호한 결정을 위한 고심의 시간입니다.

특히 한반도를 대결구도로 되돌아가게 하느냐 마느냐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안보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차적으로 고심하는 지점은 ‘위기관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 어업지도원 피격 사건과 관련하여 문재인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관련한 회의를 주재하는 일련의 과정은 바로 한반도의 위기관리를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 안타까운 일이지만 당시 상황을 돌아보겠습니다. 마치 우리 군의 코앞에서 일어난 일처럼, 망원경으로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처럼 간주하고 비판보도를 하고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우리 바다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북한 해역, 우리가 볼 수 없고 들어갈 수도 없는 곳에서 일어난 사건이었습니다.

우리 군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멀리 북한 해역에서 불꽃이 감시장비에 관측됐다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전화 통화하듯이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단지 토막토막의 ‘첩보’만이 존재했던 상황입니다.

○ 북한 군이 실종 공무원을 사살한 뒤 불로 태워 시신을 훼손했다는 첩보를 접했을 때 확인이 먼저임은 불문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취했던 일을 청와대는 이미 있는 그대로 상세하게 공개했습니다.

일단 23일 심야 긴급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토막토막난 첩보를 잇고, 그렇게 추려진 조각조각의 첩보로 사실관계를 추론하고, 그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남북이 파악한 사실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어제 공동조사를 제안하고 그와 별도로 사실조사를 하고 있을 정도이니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언론인들께서도 이해가 가실 상황이라고 믿습니다.

심야회의는 새벽 2시30분 끝났고, 사실로 확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6시간 뒤 대통령께 정식보고 됐으며, 대통령은 첩보 또는 정보의 정확성과 이를 토대로 한 사실 추정의 신빙성을 재확인하고, 사실로 판단될 경우 국민들에게 그대로 밝히고 북한에도 필요한 절차를 구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대통령에 따르면 “사안이 너무도 중차대”했습니다. “거듭거듭 신뢰성이 있는 건지, 사실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건지”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충분한 사실관계가 확인이 되어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밝히는 한편 북측의 사과를 받아내고, 재발방지를 약속받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후의 대응(문 대통령의 NSC소집 지시->NSC 회의 및 결과보고->문 대통령의 대북메시지 발표->NSC 추가소집->문 대통령의 긴급안보관계장관회의 주재)은 상술을 생략하겠습니다.

○ 문 대통령의 대북메시지(9월24일)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과가 담긴 통지문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도착(9월25일)했습니다.

외신은 “북한 지도자가 특정 이슈에 관해 남측에 사과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extremely unusual)”이라고 보도했고, 미국 국무부(25일) 대변인은 “이는 도움되는 조치”라고 평가했을 정도입니다. 다수의 국내언론은 물론 해외언론의 평가도 긍정적이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이번 사과가 남북관계의 또 다른 심각한 위기가 될 수도 있었던 일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는 등 유사한 외신보도가 잇따랐습니다.

반면 일부 국내 언론의 접근을 보겠습니다.

-만행이라더니...김정은 “미안”한마디에 반색하고 나선 文정부(조선일보, 9월26일자1면)
이와 유사한 국내언론의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 지난 2015년 8월4일 ‘목함지뢰’ 도발 사건 때를 되돌아봅니다. 불행한 사건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북한 군의 ‘유감 표명’이 약 20일 뒤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당시 해당 언론과 또다른 언론의 평가입니다.

- “사과”란 말 한적 없던 北, 이번엔 명확하게 “유감 표명하겠다”(조선일보)
- 南北 일촉즉발 위기 속, 朴대통령 ‘원칙 고수’ 승부수 통했다(조선일보)
- 북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 부상 유감”…북한 주어로 명시 유감은 처음(중앙일보)
- 대화와 타협이 남북한 파국 막았다(중앙일보 사설)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과 정도가 아니라 공동보도문에 ‘유감’이란 단어가 들어가자 당시 언론이 내린 평가였습니다.

○ 어제 긴급안보관계장관 회의에서 북한의 사과통지문을 ‘긍정평가’하고 남북공동조사와 통신선 복구를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깎아내리고 비난하는 보도가 오늘 아침에 다수 있었습니다.

일단 긴급안보관계장관회의와 관련해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이 “투명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며 “남북한이 국경의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기 위해 2018년 평양선언과 남북군사합의 정신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음을 알려드립니다.

언론 탓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남북이 냉전과 대결구도로 되돌아가야한다는 것 같은 주장이 서슴지 않고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 우려스러워서입니다.

어떤 언론은 대통령이 북한 통지문 수령 후 시행한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평화’를 몇 번 언급했는지까지 세어서 비난했습니다. 해당연설은 물론 이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국민께 약속했는데도 말입니다.

대통령께서 오늘 수보회의 모두말씀에서 유족에게 위로를 보내면서 강조하셨듯이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정부는 송구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강한 안보는 물론이고, 그래서 더욱 평화입니다.

문 대통령께서 자주 인용하시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없습니다. 평화가 바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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