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에 나온 수석 원목 함 여기서 만들었죠”

신보훈 기자입력 : 2020-09-25 14:50
오사갑 와플목공방 대표 인터뷰 기생충 제작진이 직접 주문 제작 의뢰 DIY 열풍에 원데이 클래스도 인기…연인‧직장 내 동호회 필수코스

[오사갑 와플목공방 대표.(사진=디월트)]


“영화 기생충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수석 기억하시나요. 그 수석을 담고 있는 원목 함을 저희가 만들었어요. 봉준호 감독 영화에 사용할 소품을 제작해 달라는 의뢰였는데,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죠. 당시 요구사항이 굉장히 디테일해서 만들기가 쉽지 않았어요. 목재와 나무색을 맞추고, 기술적인 부분도 많이 적용됐죠. 심지어 내부에 들어가는 한지 속지는 직접 가지고 오더라고요. 모르시는 분들이 많지만, 그 원목 함을 와플목공방에서 만들었답니다.”

성수동에 위치한 ‘와플목공방’에서 만난 오사갑 대표는 10년 전 목재 수입업체에서 일하다가 지난 2016년 목공방을 차렸다. 도매 유통업에서만 일하다 보니 소비자를 직접 상대할 기회가 없었고, 사람들과 조금 더 밀접하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을 선택했다.

오 대표는 “토목을 전공하고 설계사로 일하다가 집짓기에 관심이 있어서 목재 수입 일을 했어요. 업체만 상대하다 보니 일반 소비자들과 접촉할 기회가 없더라고요. 기존 목재 수입은 마진도 떨어지고, 위험하기도 해서 DIY가 관심받는 추세를 보고 목공방을 열었어요”라고 말했다.

와플목공방의 이름은 ‘우드 아트 워크 플레이스(Wood Art Work Place)'의 약자를 땄다. ’나무로 예술 작업을 하는 공간‘이라는 뜻으로, 가구 제작이나 인테리어 중문, 목공 소품들을 제작한다. 직원들은 목공 관련 특성화 고등학교를 졸업하거나 목공 대회, 기능올림픽 대회에 등에서 수상한 실력자들이다. 영화 ’기생충‘ 제작진이 와플목공방에 원목 함을 의뢰한 것도 직원들의 목공 실력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화 기생충에서 수석을 담고 있던 원목 함. 와플목공방에서 제작했다.(사진=와플목공방 블로그)]


최근에는 목공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원데이 클래스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단체 교육은 주춤하지만, 개인들은 여전히 목공 체험을 하기 위해 성수동을 찾는다. 목공을 취미생활로 즐기는 이들도 늘고 있다. 직접 가구를 제작해 방 안에 전시하면 인테리어 효과도 있어서 목공을 배우려는 수요가 꾸준하다.

오 대표는 “DIY에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 목공 클래스에 참여하는 연인들도 늘어나고 있어요. 밥 먹고, 영화 보고, 커피 마시는 데이트 외에 특별한 체험을 원하는 분들이 도마나 나무 스피커를 만들어 가죠. 기업에서도 회식 대신 문화 행사 일환으로 부서 전체가 목공 클래스를 들어요. 성수기 때는 1000명이 수강하기도 해요”라며 “요즘 번아웃 증후근이 많은데, 정식적으로 피로를 비워야 할 때 사포질 만한 것도 없어요. 아무 생각 없이 사포질 몇 십분만 해도 사우나 다녀온 것처럼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효과가 있어요”라고 장점을 설명했다.

와플목공방이 추구하는 목표는 ‘사람을 살리는 기업’이다. 뛰어난 목공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단순 반복 작업만 하거나 월세도 못 내 어려움을 겪는 목공방들과 협업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는 것이다.
 

[목공 체험 클래스에서 도마를 만드는 모습(사진=디월트)]


그는 “개인 공방은 사실상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에요. 혼자서 주문 제작을 처리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고, 클래스를 열어봐야 5~6명을 가르치는데 그치죠. 저희는 이런 공방, 기술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수익성을 높이려고 합니다”라며 “와플목공방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올 수 있는 공간이에요. 직원들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고, 은퇴한 분들도 와서 함께 일할 수 있는 공간을 꿈꾸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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