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 국민의힘 간담회서 “트럼프 4년…악몽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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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0-09-2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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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그동안 국내외적으로 하도 분탕을 많이 쳐서 지난 4년이 거의 악몽의 계절이었던 것 같이 느껴진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이 당선되면 또다른 나라들, 특히 한국에게 다행스러운 일이 될 것.”

23일 국민의힘 외교안보특별위원회에서 연 ‘미국 대선과 한미관계 전망 긴급간담회’에서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한 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반도 정책을 비판하고, 재선에 성공할 경우 북핵 문제 등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승주 “바이든 당선 한국에 다행스러운 일이 될 것”

한 전 장관은 “트럼프는 한국과의 동맹이 마치 미국이 대가 없이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수혜 조치라고 단정했다”며 “그래서 한국이 방위비 분담 금액을 몇 배로 늘려야 한다고 버티고 있다”고 했다.

한 전 장관은 “70여년 가깝게 미국이 한국에 군대를 주둔한 것은 북한의 재침을 방어하고 우리의 방위를 도와줬지만 그것만은 아니었다”며 “그건 미국 자신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엔 소련의 팽창을 봉쇄하고 아시아의 전진기지를 확보하려는 목적이었다. 지금은 중국을 견제하고 태평양에서 대서양에 이르는 군사방위선을 연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한 전 장관은 “불행하게도 트럼프가 재선하는 경우 그는 북핵 문제나 한국 방위 자체에 큰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김정은과의 거래는 정치적 메리트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는 한국 뿐 아니라 일본‧호주 등 아시아 동맹국, 유럽 나토국들과 신의를 저버리고 우호 관계를 훼손하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한승주 전 장관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이 되는 경우 “한국에겐 다행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새로운 안보 환경에 적응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전 장관은 “중국‧북한 문제, 한일 문제 등으로 한미관계에 불협화음이 생길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며 “(트럼프 당선 전인) 2016년 이전에도 한미간 어느 정도의 파열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도 미국의 중장기적 세계전략과 아시아전략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전 장관은 “그 속에서 한국은 어떠한 위치와 중요성을 차지할 것인가. 우리의 이해관계는 무엇이고, 우리의 목소리는 어떻게 반영될 것인가. 새로운 안보 환경에 적응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한 전 장관은 국내정치의 약점도 지적했다. 그는 “한국 내에서 진보와 보수 사이엔 합의한 전략이 없다. 한미 관계에 대한 컨센서스도 없다고 봐야한다”며 “이런 약점은 한미관계에 큰 부담이다”고 했다.

한 전 장관은 “특히 대북정책은 정권에 따라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 이에 따라 미국과의 관계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면서 “앞으로 대중 정책,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과 한일관계와 관련해서도 미국과 발 맞추는 일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재선 전망 ‘현재로선’ 밝지 않아”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미 대선 결과와 이에 따른 외교 정책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미국 대선 전망’을 주제로 발제한 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발제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망이 아직 밝지는 않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블루월 3개주(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의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락을 결정하는데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지역이었던 블루월 3개주에서 승리해 대선에서 승리했는데, 현재로선 모두 열세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주별 후보 지지율로만 판단할 경우 블루월 3개 주에서 모두 열세인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호의적으로 보아도 현재로서는 2016년에 획득한 선거인당 총수 306명에서 블루월에 속한 선거인단 46명을 제외한 260명의 선거인만을 확보한 것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하기 위해선 △2016년 대선에서 승리했던 주에서 다시 승리한 뒤 블루월 3개 주에서 적어도 1개주 이상에서 승리하거나 △블루월 3개주에서 모두 패배할 경우,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패배했던 주들 가운데 몇 개주에서 만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2기의 대외정책 전망과 한반도’라는 주제로 발제한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강대국 정치의 귀환, 글로벌 거버넌스‧다자주의의 퇴조, 전후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지탱해온 레짐의 붕괴, 미중 전략경쟁 등 기존 추세의 가속화는 국제정치적으로 많은 변화를 초래할 전망”이라고 했다.

‘바이든의 대외정책 및 한반도 정책 전망’으로 발제한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기조로 미국을 돌려놓을 것”이라며 “민주주의 가치를 중심으로, 동맹을 강화하고 국제협력을 이끌어서 리더십을 되찾겠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선 “동맹현안들을 먼저 해결한 이후 북한문제를 동맹의 틀 안에서 추진할 것”이라며 “한일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 3국공조를 형성한 이후 북한문제에 접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외교안보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미국대선과 한미관계 전망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태용 의원, 한승주, 주호영 원내대표, 박진 특위원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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