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정말 거리두기 하시나요?" 코로나19 왕따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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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요 기자
입력 2020-09-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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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백록담에 몰려든 인파. 가을 문턱에 접어든 지난 19일 오후 한라산 백록담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과 도민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일상생활에 많은 제한을 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온 시민의식이 삐걱거리고 있다.

21일 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들 정말 거리두기 하시나요"라는 내용의 글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해당 글에는 1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리며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자신을 20대 '코로나 왕따'라고 지칭한 글쓴이는 "병원이나 마트처럼 생계에 걸린 일을 제외하고 음식점, 카페 포장, 배달만 하고 있나요? 헬스장, 교회, 사우나 등등 실내시설 안 다니고 있나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다들 말로는 확진자, 교회, 제주도 여행자들, 정부 욕을 하면서 술집, 여행, 펜션, 식당, 카페에 가고 있다. 정작 제 주위에 이런 사람은 몇 명 없다. 친구들 불만도 점점 쌓여가네요"라고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일부 시민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 조치가 이뤄진 이후 첫 주말이었던 지난 19일 강남, 홍대 등 주요 도심 술집에는 대기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헌팅포차 방문 후기 글이 잇따르는 등 거리두기 2단계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비뚤어진 시민의식을 지적한 글쓴이의 글에는 극명한 온도차를 드러내는 댓글이 달리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상당수 누리꾼은 "나는 거리두기를 잘 지키고 있다"고 글쓴이에 대한 공감성 댓글을 달았다.

한 누리꾼은 "사우나도 몇 달째 못 가고 대형마트도 끊고, 동네마트 잠깐 가고, 미용실도 안가고 있는데요. 오늘은 혼자 산에 다녀온 신랑 앞에서 나도 나가고 싶다고 외쳤네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기는 아무 데도 안 간다면서 남 욕하는데 막상 인스타를 보면? 쇼핑몰 같은 데 다녀온 거, 영화 본 거 등 유추할 수 있는 사진 글 없는 사람 한 명도 없다"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도 "정말 착실하게 거리 유지하며 지내는 중인데 나들이객 많은 거 보면 화가 난다. 조금만 참으면 빨리 잠재우고 불안에 떨지 않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데 이기적인 사람들이 꽤나 많더군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이 글에 불쾌감을 드러내면 자기 항변(?)을 펼친 누리꾼들도 상당수 있었다. 한 누리꾼은 "걸리면 다 사람 탓으로 돌리게 사회가 이상해지고 있다. 회사만 간다 해도 밖에 돌아다니게 되는데 어떻게 전염병을 막나"라고 반문했다.

이외에도 "솔직히 1~2월 이후로 집 밖에 안 나간 사람이 있나. 나만 아니면 다 욕하는 국민 분열 싫다", "난 솔직히 거리두기하려 하긴 하는데 친한 친구나 즐거운 사람들은 계속 밖에서 만나고 싶다"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추석 연휴 귀성·귀경길 민족 대이동에 따른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당국의 이동 제한 권고에도 전국 주요 관광지에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에 20만명가량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해외여행 대체지로 손꼽히던 강원도도 추석 연휴 숙박 예약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강원도와 제주도 등 주요 관광지 숙박 예약이 증가하고 있다"며 "사람들로 붐비는 관광지에서의 접촉은 감염 전파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정부는 20일 종료 예정이던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수도권과 동일하게 오는 27일까지 1주일 더 연장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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