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리드 회장 영향력 두고 신한금투 출신 직원들 증언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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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0-09-19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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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유·경영자는 부회장 vs 실제 결정권자는 김정수 '이견'

라임자산운용(라임) 투자를 받기 위해 이 회사 임원에게 금품을 주고 회삿돈 수백억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정수 리드 회장 재판에서 김 회장 영향력을 두고 엇갈리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12부(오상용 부장판사) 심리로 18일 열린 김 회장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모씨와 심모 전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동일하게 "김 회장이 리드 부회장과 리드를 통제하려 했다"고 증언했지만 취지는 달랐다.

앞선 재판에서 김 회장 측 변호인은 "박모 부회장이 리드를 실소유하고 의사결정·업무집행을 전적으로 주도했다"며 "김 회장은 명목상 '회장'일뿐 실제 업무집행 권한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부회장은 "투자를 유치해 오는 김 회장 지시를 무시할 수 없었다"며 "리드가 자신(김 회장)의 것이라며 '상관 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맞섰다.

때문에 재판 쟁점은 김 회장이 '주식회사 리드에 얼마만큼 영향을 가졌는지'가 됐다. 이날 증인신문도 김 회장이 리드에서 어떤 위치였는지를 확인하는 질문 위주로 이어졌다.

증인으로 나온 심씨와 조씨는 리드에서 1억6500만원 투자를 받은 대체투자업체 P사 직원이었다. P사는 당시 신한금투에서 일하던 심씨와 임모 본부장, 전 신한금투 직원이던 조씨 등이 만들었다. 두 사람이 금융업체 현직에 있어 조씨가 대표이사를 맡았다. 운영 기간 수익은 없었고 리드에서 받은 투자액이 수입 전부였다. 

심씨와 조씨는 이날 리드 투자금을 '투자자문료'로 처리했지만 사실상 김 회장과 함께 리드에 라임·신한금투 자금이 들어갈 수 있게 돕고 대가로 받은 돈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김 회장 영향력을 두고는 다른 주장을 내놓았다. 조씨는 "김 회장이 박 부회장을 조종한다고 생각했다"며 "리드 본안 사업은 모르지만 투자 관련해서는 박 부회장이 참여하지 않고 김 회장이 임씨 등과 논의해 결정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리드 소유주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처음에는 박 부회장이라 생각했지만 나중에 투자 의사 결정 등을 보면 부회장이 제외됐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와 다르게 심씨는 "김 회장이 박 부회장을 통제하고 자금 유치를 하며 영향력을 높이려 했다"면서도 "실제 경영이 아닌 실소유주인 박 부회장이 가족회사처럼 운영하는 만큼 (투자금 유용)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최종 결정 등은 박 부회장이 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박 부회장은 리드 자금 수백억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심씨도 리드에 신한금투 자금 50억원을 투자해주고 금품·이익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검찰은 징역 8년을 구형했다.

김 회장은 리드 자금 440억여원을 횡령하고 라임 투자 유치를 위해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에게 14억여원, 임씨 1억6000여만원, 심씨에게 7400여만원 상당 금품을 각각 제공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알선수재 등)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김정수 리드 회장이 지난 7월 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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