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왕리 음주운전' 동승자, 운전자에게 합의금을 미끼로 발뺌 정황 포착

우한재 기자입력 : 2020-09-16 08:50
참으로 지리멸렬하다. 지금 이들의 머릿속엔 처벌을 피하고 덜어보려는 계산만 있을 뿐,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죄책감은 낌새도 찾기 어렵다.
 

치킨 배달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50대가 희생된 '을왕리 음주운전 사건' 현장. [사진=연합뉴스]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의 동승자인 B씨(46·남) 측에서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내가 경찰 수사를 받지 않게 해달라'는 취지로 운전자 A씨(33·여)를 회유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16일 오전 YTN은 단독 보도를 통해 사고 당일 함께 술을 마셨던 B씨의 지인이 사고 이후 A씨에게 보낸 문자를 공개했다.

문자로 나눈 대화 속에서 B씨의 지인은 A씨에게 "합의금 낼 능력이 없지 않으냐"며 B씨가 합의금을 대신 마련한다고 했으니 도움을 받으라고 말하고 있다.
 

[제공=YTN]

또 'B씨가 입건되면 도와줄 수가 없다, 그를 적으로 만들 때가 아니다'라고도 언급했다.  정리하자면 합의금을 대신 내주는 대가로 사고 당시 B씨가 술에 취한 탓에 음주운전 사실을 몰랐던 것처럼 경찰에 허위 진술을 해달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A씨는 회유에 넘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대리기사를 부르자는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B씨가 자신에게 운전을 사실상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공=YTN]
 

현재 가해 운전자인 A씨 측에서는 "동승자가 '네가 술을 덜 마셨으니 네가 운전을 해라', 그렇게 시켰다고. 그런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든 당사자, 그리고 남자들이 계속 붙어있는 상태에서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라며 사고 당시 운전대를 잡은 것이 온전히 자신만의 의지는 아니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만약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동승자인 B씨는 단순히 방조 혐의가 아니라 교사, 즉 음주운전을 부추기거나 시킨 혐의를 적용받게 된다. 이 경우 처벌 수위는 '방조'보다 훨씬 높아진다.

경찰은 해당 문자 내용을 입수해 추가 수사에 들어간 상태이다. 특히 동승자 B씨가 A씨에게 음주운전을 적극적으로 부추기거나 강요했는지, 그리고 방조 혐의를 벗기 위해 증거 인멸, 회유를 실제로 시도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 A씨(가운데)가 14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중구 중부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을왕리 음주운전 사건'은 윤창호법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 시 가해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했던 형법을 '최고 무기징역, 최저 3년 이상 징역'으로 대폭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동승자의 '방조' 또는 '교사' 정황까지 드러나 대중들의 공분이 더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 속에서 강화된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사법 당국이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승자의 '음주운전 방조죄'가 성립되기 위한 조건

① 음주 운전할 것을 알면서도 차 열쇠를 제공한 자
② 음주운전을 하도록 권유 및 독려한 동승자
③ 부하직원의 음주운전을 방치한 상사
④ 대리운전이 어려운 지역에서 술을 판매한 업주


◆음주운전 방조죄에 대한 처벌 수위

① 음주운전을 적극적으로 독려한 것이 입증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② 단순 음주운전 방조죄가 입증된 경우
→1년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
우한재 기자  wh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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