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아시아 2분기 GDP, 5개국은 '경기후퇴'... 홍콩은 4분기 연속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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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보리 타카유키 기자/ [번역] 이경 기자
입력 2020-09-0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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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2분기까지 4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의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영향으로 11개국⋅지역 중 8개국⋅지역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경기후퇴(테크니컬 리세션)'국면에 진입한 곳은 5개국⋅지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는 국가나 재확산 대응에 고전하고 있는 국가도 있어, 7월 이후 전망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통계 집계 이래 최악', '22년 만에 두 자리 수 마이너스', '역대 최악'

아시아 각 언론들은 올해 들어 이와 같은 제목의 기사를 많이 쓰고 있다. 2분기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 경기후퇴 국면에 들어간 곳은 한국,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2분기 성장률이 -9%인 홍콩은 4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해, 장기 침체에 들어갔다. 2019년 '송환법 조례' 개정안에 반발해 일어난 항의시위와 올해는 신종 코로나 사태에 '홍콩국가안전유지법' 시행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으로 경제는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부진이 두드러진 분야는 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다. 미즈호종합연구소의 타마이 요시노(玉井芳野) 주임 이코노미스트는 "감염방지대책 도입 및 실업자 증가로 인한 소비심리 냉각으로 개인소비가 대폭 감소했다. 개인소비의 실질 GDP 성장률 기여도는 18포인트 이상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수출도 서프라이 체인 혼란 및 교역축소로 감소했다.

정치분야의 혼란과 경기침체로 홍콩이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세계금융센터'지위에 위기가 왔다는 시각도 있다. 타마이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시장의 '중국화'를 우려하는 해외투자가 등이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투자를 꺼려, 홍콩의 상대적 지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개방된 자본시장 및 간소한 세제⋅낮은 세율 등 홍콩의 기능을 지탱해 온 요소들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 중국으로부터 투자와 인재의 유입 등 중국의 영향도는 더욱 증가해, '중국에 대한 투자 창구', '중국을 향한 국제금융⋅비지니스센터' 성격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 동남아시아 3개국은 두 자리 수 마이너스
2분기 성장률이 -3.3%를 기록한 한국은 -16.6%의 수출 감소가 전체를 끌어내렸다. 특히 "수출 하락폭이 수입 하락폭(-7.4%)을 크게 웃돌아 실질 GDP가 4.5% 하락했다"(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로이드 찬 애널리스트). 수출 성적이 경제성장 부침에 직결하는 한국은 8월까지 6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추가적인 하향 수정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동남아시아에서 경기후퇴 국면에 들어간 싱가포르와 태국, 필리핀의 2분기 GDP 성장률은 모두 두 자리 수 마이너스. -13.2%인 싱가포르는 성장이 예상되었던 제조업이 -0.7%로 축소된 영향이 컸다. 아울러 소매, 호텔, 항공 등 관광관련 산업이 타격을 받아 -13.4%를 기록했으며, 외국인노동자가 대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건설업이 침체, -59.3%를 기록했다.

태국은 -12.2%. 일본종합연구소의 쿠마가이 쇼타로(熊谷章太郎) 연구원은 "관광서비스가 70%를 차지하는 '서비스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70% 감소하는 등 코로나의 영향이 여실히 드러나, 실질 GDP를 10%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2분기 수출(바트화 기준)은 13.7% 감소했다. 미국과 중국에 대해서는 각각 10% 이상 증가했으나, 강력한 락다운(도시봉쇄) 조치를 실시한 인도에 대해서는 66.7% 감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유럽연합(EU)에는 각각 20% 이상 하락하는 등 국가⋅지역별 편차가 컸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은 중국에서 생산활동이 재개된 것과 대미수출을 위해 중국에서 태국으로 생산이 이전된데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로 인한 세계적인 활동제한으로, IT관련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태국이 경쟁력을 보이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수출이 수혜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장기간 엄격한 활동제한조치를 취하고 있는 필리핀의 성장률은 -16.5%. 락다운(도시봉쇄)의 영향을 덜 받는 금융, 텔레워크 및 재택시간 증가에 따른 정보통신 분야는 하방이 견고했으나, 제조, 건설, 관광 등 많은 분야가 부진을 보였다.

■ 필리핀, 경기부양책에 대한 의구심
이들 3개국의 3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싱가포르의 3분기 성장률은 -6%~-4%,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6%(CIBM프라이빗뱅킹의 송센웅 이코노미스트). 태국도 7월 이후 회복이 늦어지고 있으며, 연간으로는 약 -7%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국가별로 편차가 크지만, 일본종합연구소의 쿠마가이 연구원은 "수출에 대한 영향은 경기동향에 3~6개월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에 다양한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최근 들어 일본계 기업들이 아시아의 투자처로 주목하고 있는 필리핀은 향후 대처에 따라 중장기적인 매력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종합연구소의 츠카다 유우타(塚田雄太) 연구원은 "세계적인 기준에서 봐도 강력하다고 할 수 있는 필리핀의 활동제한조치는 의료분야가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타당한 조치였다"고 말하며, "문제는 경제구제규모가 GDP의 5.7% 수준에 그쳐, 강력한 활동제한조치에 걸맞는 수준이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리핀 정부로서는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 속에서 나온 판단이라해도, "필리핀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기업 입장에서는 필리핀 정부의 위기대응능력 및 리더십에 의구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신종 코로나 대책에 대한 예산투입으로, 두테르테 정권의 간판정책인 인프라 정비계획 '빌드 빌드 빌드'는 각종 프로젝트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인프라 정비계획을 전년보다 25% 축소됐으며, 내년에도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축소될 전망이다. 필리핀에 대해서는 두테르테 정권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대규모 인프라 정비계획이 차곡차곡 진행됨에 따라, 비지니스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신종 코로나를 겪으며 두테르테 정권의 '간판'에 상처가 남는다면, 투자유치에 그림자가 드리워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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