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이어 카카오게임즈도 대흥행…멈추지 않는 머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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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0-09-0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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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까지 '흥행 신기록' 경신이 이어졌다. 기업의 성장 잠재력도 영향을 미쳤지만, 더 큰 원인은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도 빅히트 등 '대어'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에서는 소액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주식청약 제도 개선도 검토 중이다.
 
◆'따상' 학습효과에 막대한 유동성이 흥행 동력

카카오게임즈 청약 열풍의 1차적 원인으로는 SK바이오팜 상장 당시의 '학습효과'가 꼽힌다. 지난달 2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SK바이오팜은 상장 직후 공모가 2배의 시초가가 형성된 뒤 바로 상한가로 직행하는 '따상'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 주가는 이후에도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0만원 선까지 치솟았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신기록을 갈아치운 만큼 상장 이후 주가 급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2일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신청했다는 한 투자자는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 당시에는 가지고 있던 현금만 동원했는데 이번에는 마이너스 통장 대출까지 포함해 1억원가량을 증거금으로 넣었다"며 "대출 이자가 있지만 며칠 내지 않아도 되는 데다 상장 이후 주가 상승을 고려하면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에 쏠렸던 막대한 자금도 흥행에 힘을 보탰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5%로 낮춘 이후 시중 은행 예금금리는 0% 수준에 도달해 있는 상태다. 여기에 부동산 규제 대책이 쏟아져 나오며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증시에 유입된 뒤 공모주 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말 기준 60조527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60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실제 하반기 들어 IPO 시장은 막대한 자금에 힘입어 호황을 기록하고 있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외에도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한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기간 청약을 진행한 P&K피부임상연구센타도 1727.1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의료기기 업체 이루다는 일반 청약 경쟁률 3039.56대1을 나타내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마찬가지로 지난달 상장했던 영림원소프트랩, 한국파마도 각각 2493.57대1, 2035.7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빅히트 등 '대어' 대기··· 소액투자자에 불리한 제도 개선도

증권가에서는 막대한 유동성에 힘입어 당분간 공모주 시장의 흥행 열풍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장기화 국면이 이어지며 당분간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 기조가 이어질 전망인 데다, 연내 상장이 유력한 '대어급' 기업도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반기엔 기업공개를 철회한 기업들이 여럿이었던 반면, 하반기 들어 막대한 유동성과 SK바이오팜 당시의 '학습효과'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사례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IPO 시장 활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서 기대주로 손꼽히는 기업은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다. 빅히트는 10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오는 24~25일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다음 달 5~6일 청약을 거칠 예정이다. 빅히트는 코로나19로 공연·엔터테인먼트 업계 실적에 먹구름이 낀 가운데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4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1% 증가했다. 방탄소년단의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는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SK바이오팜이나 카카오게임즈처럼 일반 청약이 진행되면 높은 관심을 모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금융당국도 공모주 청약 제도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말 국회에 출석해 소액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현행 신주배정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공모주는 개인 투자자에게 20% 이상을 배정토록 한 것 이외에는 특별한 의무 사항이 없다. 막대한 증거금 납부가 가능한 고액 자산가에게 유리한 형태이다 보니 일반 투자자들은 청약이 어려운 상황이다. 구체적 방향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소액 청약을 우대하는 해외 사례 등이 개선안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 싱가포르 등은 소액 청약을 우대하는 한편 일부 추첨을 활용한 배정도 제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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