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외교 온도차] ①中 양제츠 다음 주 한국 온다…속도 내는 시진핑 '연내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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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박경은 기자
입력 2020-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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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제츠 中 정치국원, 이르면 내주 서울 방문

  • '시진핑 中 국가주석 연내 방한' 논의할 전망

  • 한·중, 비자 발급 등으로 '習 방한' 사전 작업

  • 미·중 갈등 속 "韓, 中편해달라" 요구할 수도

  • "習 방한으로 對美 외교 난처...한국에 '계륵'"

'중국 외교정책 총괄'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사진=EPA·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중국 공산당에서 외교를 담당하는 양제츠(杨洁篪) 정치국원은 이르면 내주 서울을 찾아 한국 외교당국과 시 주석 방한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시 주석 답방이 성사될 경우 한·중 관계는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이른바 '사드 갈등' 이후 극적 전환기를 맞을 전망이다.

실제로 한·중은 최근 시 주석 방한에 앞서 사전 '군불 때기' 작업을 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중단했던 비자 발급을 한국에 최초로 재개했다. 한국 역시 중국 후베이(湖北)성에 대한 여행경보를 하향 조정했다. 이에 앞서 한·중은 지난 5월부터 상호 간 기업인 예외 입국을 보장하기 위해 신속통로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미·중 갈등이 한층 격화된 상황에서 시 주석 방한이 되레 한국 외교에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미국은 이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동참을 고리로 '반중(反中) 블록'을 형성했다.  

13일 외교가에 따르면 양 정치국원은 지난 2018년 이후 2년 만에 한국을 방문, 시 주석의 연내 서울 방문 시기 등에 대해 주요하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는 이날 양 정치국원의 방한과 관련해 "확인해 드릴 사항이 없다"면서도 논의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양 정치국원은 중국 외교를 전담하는 최고위급 인사로, 외교가에서는 '양 정치국원이 움직이는 것은 중국 외교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는 의미'라고 평가할 정도로 중요한 인물이다.

중국 부총리급에 해당하는 양 정치국원이 코로나19 팬데믹에도 한국을 찾는 이유는 시 주석의 답방을 논의하기 위한 차원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이유다.

앞서 한·중은 지난해 12월 24일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린 제8차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계기에 올해 상반기 중 시 주석 방한을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사태로 시 주석 한국 방문은 연중으로 미뤄졌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 시점에서 양 정치국원이 한국을 방문할 이유는 시 주석 방한 말고는 없다. 방한과 관련한 양국 상호 관심사를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양 정치국원이 전격 방한하는 데 대해 한국을 중국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이름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한국 외교 당국의 운신 폭이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나아가 시 주석의 연내 방한도 결국 미·중 전략적 경쟁 속 한국의 선택지를 축소시키는, 일종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제기된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시 주석 방한은 미·중 갈등 구도 속에서 한국이 중국 편을 들어달라는 메시지"라며 "한국 입장에서 시 주석 방한은 결국 '계륵'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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