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차입금 회수 움직임···벼랑 끝 내몰린 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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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8-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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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銀 대출액 87.5억 모두 상환 받아

  • 경영악화 지속···"회생 가능성 불투명"

[사진=쌍용자동차]

경영난에 봉착한 쌍용자동차가 핵심 자산을 매각하면서 버티기에 나섰다. 문제는 쌍용차의 지배구조 변화에 따라 일시에 금융권으로부터 차입금 상환 독촉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쌍용차가 시장 경쟁력을 회복해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는 진단이 나오나 체질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쌍용차가 담보물을 매각했다며 최근 쌍용차에 내줬던 대출을 모두 상환 받았다.

이는 쌍용차가 지난 5월 말 서울 구로구에 소재한 서비스센터의 토지 및 건물을 매각한 데 따른 조치다. 국민은행이 쌍용차에 빌려준 대출 잔액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87억5000만원 규모다.

금융·산업권에서는 쌍용차가 핵심 자산을 매각해 재무건전성과 유동성을 그나마 개선하려는 시도로 분석하고 있다. 쌍용차는 미지급비용 등 기타 채무가 431억2650만원이나 쌓여있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다만 서비스센터 매각 대금 1800억원이 당분간 유동성을 마련해 줄 뿐 장기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규모 차입금 상환 독촉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쌍용차는 3812억원(국민은행 대출 제외) 규모의 차입금을 내년 3월까지 상환해야 한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670억원은 JP모건과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외국계 금융기관의 대출금이다. 이들 대출에는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지분 51%를 넘게 유지할 것이라는 조건이 달렸다. 만약 마힌드라가 지분을 51% 미만으로 낮출 경우 국민은행의 사례처럼 즉시 차입금 상환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러나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 보유에 큰 미련이 없는 모습이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진행한 기업설명회에서 "우리나 쌍용차가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다면 마힌드라의 지분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마힌드라는 지금까지 적당한 투자자가 나타나면 쌍용차를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산업계에서는 결국 쌍용차가 경쟁력을 회복해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경영난에 닥친 쌍용차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할 백기사가 나타나기까지 기다리기는 어려운 탓이다.

실제 최근 쌍용차의 영업지표는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7월 말까지 쌍용차의 누적판매대수는 5만690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8만1063대보다 29.8% 줄었다. 수출 물량이 절반 이상(57.7%) 줄어든 영향이 컸으며, 내수 소비도 23% 감소했다.

이같이 영업 경쟁력이 낮아지면서 쌍용차의 존속 능력에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원 요건으로 쌍용차의 지속 가능성이 확인돼야 한다고 발언했다. 산업은행도 쌍용차의 회생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아울러 올해 1분기 쌍용차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를 맡은 삼성회계법인은 기업 존속 능력에 의문이 제기된다며 감사의견 '거절'을 표명했다. 금융권에서는 2분기 반기보고서에도 검토의견 거절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쌍용차 주식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관리 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한편 쌍용차는 최근 삼성증권 등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새로운 투자자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가 정해지면 차입금 문제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쌍용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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