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스페셜 칼럼] 'Post-트럼프 리스크' 대비하라

전병서 경희대China MBA 객원교수입력 : 2020-08-14 07:32

[전병서 교수]


지지율 하락으로 초읽기 몰린 트럼프 대통령의 초조함

7월 이후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급변했다. 7월 이후 40일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중국바이러스”라고 명명하고 중국 책임론을 거론한 이후 기술, 안보, 외교분야에 걸쳐 11가지의 대중국 때리기 정책을 내놓았다. 덕분에 추락하던 지지율이 7월말부터 반등했지만 8월 2주째 들어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미국의 대선후보자 지지도에 관한 모든 여론조사 수치를 집계해 만든 미국대통령 당선예측확률 사이트(Forecasting the US elections)의 8월 12일자 자료를 보면 바이든의 당선 확률 88%, 트럼프 12%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리얼 클리어폴리틱스(Realclearpolitics)의 집계를 보면 연초 이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이든 후보 지지율을 넘어선 적이 없다.

대선을 3개월 남기고 지지율 하락에 초조해진 트럼프 대통령, 표심 잡기에 도움된다면 뭐든 던지고 본다. 화웨이 반도체제재, 휴스톤 중국총영사관 폐쇄, 미국상장 중국기업 상장폐지, 미국 장관급인사의 대만방문까지 추진 하면서 무역전쟁에서 기술전쟁, 외교전쟁, 금융전쟁까지 그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8월 12일에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까지 슬쩍 흘리며 중국을 압박하고, 8월 15일에 개최될 미·중 “1단계무역합의 중간점검 평가”회담에서 1단계 무역협정의 파기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중국의 속내를 떠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재선운동을 시작하면서 가장 큰 치적으로 내세운 중국과의 1단계무역협상 타결을 스스로 부정하는 모순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큰소리는 여전히 펑펑 치지만 그간 7월 이후 행태를 보면 승자의 여유보다는 지지율 하락에 당황한 추격자의 초조함이 읽혀진다. 초조하면 지는 것이고 먼저 울면 지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정반대인 민주당 바이든의 공약

표심에 목숨 걸어야 하는 4년제 민주주의 대통령선거제도가 당선자를 자만하지 않게 자극하고 격려하는 효과가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국가의 백년대계보다 정치인의 개인적 정치적 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포퓰리즘적인 정책을 마구 쏟아내게 만드는 부작용도 있다.

집권당이 바뀌면 전정권의 정책은 홀랑 뒤집고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어느 나라건 비슷하다. 미국의 지난 4년을 돌아보면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자 홀랑 뒤집거나 폐기했다. 미국이 전세계 최대 감염자와 사망자를 낸 코로나 사태도 따지고 보면 오바마 케어의 폐지와 상관성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였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자 바로 폐기했다.

2017년 트럼프 집권 이후 공화당의 표밭인 방산, 석유, 농업, 자동차관련분야는 정책이 넘쳐 났지만 정보통신기술(ICT)의 나라 미국에서 민주당 표밭인 실리콘밸리를 위한 ICT정책이 나온 것이 별로 없다. 철저하게 표를 준 사람들의 표심에 보답하는 정책이 넘쳐났다.

문제는 이번 11월의 대선에서 바이든이 승리한다면, 바이든의 공약이 문제다. 바이든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면 대중국정책, 무역, 금융, 조세, 의료, 기후분야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거의 정반대다. 대중정책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적(enemy)”이라고 했지만 바이든은 “적은 아니다(not enemy)”라는 답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대중국전략의 접근법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 트럼프는 보호무역, 바이든은 자유무역을, 트럼프는 연준에 마이너스금리를 강요하지만 바이든은 연준 독립을, 트럼프는 법인세 인하를, 바이든은 인상을, 트럼프는 오바마케어 폐지를, 바이든은 부활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일국양제(一国两制)가 아니라 “일구양제(一球两制)”의 출현가능성에 대비해야?

중국 말에 “원숭이를 길들이려고 닭을 잡아 피를 보여준다”는 말이 있다. 한국은 이미 사드 사태 때 닭이 된 적이 있다. 미·중의 싸움에 한국이 가운데 끼여 미국과 중국 양쪽에서 압박을 받는 상황이 벌어졌던 것이다.

중국이 홍콩을 반환 받으면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두개 체제를 한 국가 안에 인정하는 일국양제(一国两制) 정책을 썼다. 그런데 지금 미·중의 충돌은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는 한, 누가 미국 대통령 되든 시간이 문제지 더 가열되고 가속되는 상황은 피할 수 없다.

큰 나라들이 서로 싸우면 고약한 것은 작은 나라들에게 줄 서기를 시키는 것이다. 미·중의 편가르기에 하나의 지구상에 미국편과 중국편으로 갈라서는 것을 강요당하는 “일구양제(一球两制)”시대가 올 수 있다. 외교와 안보는 미국에 크게 영향 받고 실물경제와 무역흑자는 중국에 영향 받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중의 격돌에 의도치 않게 돌 맞는 수가 생길 수 있다.

한국에서는 미국과 중국에 조금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면 친미, 친중 사대주의로 몰아 우리끼리 치고 받고 하다 시간 다 보낸다. 정작 미국과 중국은 한국에서 친미 친중, 반미 반중으로 편갈라 치고 받는 것에 별 관심 없다.

우리끼리 지지고 볶고 난리치다 제풀에 나가 떨어진다. 그러나 정작 미·중이 화를 낼 때 미·중을 설득하고 달래고 한국의 국익을 지키지 위해 노력해야 할 그 많은 친미, 친중 인사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8월 10일 발표된 포춘 500대 기업 명단에 미국은 121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그보다 3개 많은 124개 기업이 등재되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등을 했다. 2020년 전세계가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하는데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하는 나라가 중국이다. 이런 상황에도 한국의 많은 미디어와 유튜브 동영상에는 중국위기론, 중국붕괴론이 넘쳐난다. 한국, 2000년부터 중국 위기론, 붕괴론을 고장난 시계처럼 외쳐댔지만 중국은 여전히 건재하다.

한국, 지척에 있는 중국을 잘 모른다. 중국의 부상은 막을 길 없다. 역사를 돌아보면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했을 때 한반도를 가만 내버려둔 적이 없다. 중국의 부상에 준비해야 하고 중국의 압력을 이기는 “극중(克中)”을 하려면 먼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다방면에서 중국을 제대로 파악하고 중국의 속내를 제대로 집어낼 “지중(知中)”이 급하다.



 
전병서 경희대China MBA 객원교수  bsj7000@hanmail.net
글로벌 k-방역포럼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