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애널리스트… 뜨는 건 펀드메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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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0-08-1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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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위기를 맞고 있다. 자본시장의 꽃으로 불렸던 애널리스트의 인기가 시드는 대신 펀드매니저가 각광받고 있어서다.

13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협회에 등록된 금융투자분석사(애널리스트) 인원수는 48개 증권사, 1086명이다. 이는 지난 2010년 1575명 대비 약 31%가 감소한 수치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증권이 2010년 104명에서 올해 68명으로 줄었고, 대신증권도 60명에서 37명으로 감소했다. 또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과 합병 직후인 2016년 96명에서 현재는 60명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리서치센터 역할이 축소된 가장 큰 이유는 증권사들은 돈이 되는 투자은행(IB)업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수익을 내지 못하는 리서치센터가 이들을 위한 지원부서 격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애널리스트가 기업을 발굴‧분석해 자료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법인영업부가 영업에 나섰다면 최근에는 애널리스트들이 법인영업부의 요청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여기에 세미나 등 영업 현장에 동행하는 등 지원업무 비중이 높아 직업에 회의감을 갖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직접 매매에 나서기 원하는 자원들은 바이사이드(Buyside, 자산운용사)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2010년 펀드매니저 수는 565명에서 올해 751명으로 32.92% 증가했다.

이는 공모펀드 위축에도 사모펀드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펀드매니저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8월 10일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의 사모펀드 순자산총액은 425조2383억원으로 지난 2010년 8월 기준 115조6505억원 대비 네 배 가까이 성장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리서치센터에서 자산운용사를 비롯해 벤처캐피탈(VC), 아예 전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RA(Research Assistant) 기간 중 퇴사하는 인원들이 운용사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인공지능(AI)를 통한 보고서가 제작되고 있고, 유튜브 등 영상콘텐츠에 대한 부담 등이 더해지면서 애널리스트들의 숫자 감소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스타 애널리스트의 경우 거액의 연봉계약 외에도 계약 즉시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를 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현재는 완전히 사라진 상태”라면서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과중한 업무와 낮아진 의욕 등으로 전직을 고민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 풍경[사진=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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