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 계정 도용' 신종 사기피해 급증…손 놓은 오픈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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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08-1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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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 "판매자 필터링 강화 요청"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도 당했습니다. 전혀 모르고 있다가 고객님 전화를 받고 알았어요. 제가 판매하지 않은 제품에 대한 문의를 하시더라고요. 확인해보니, 기존에 등록해뒀던 제 의류 상품 300개는 몽땅 삭제되고 웬 아이폰·전기자전거·식기세척기가 옥션에 등록돼 있더군요. 옥션베스트 18위 세탁기, 22위 삼성냉장고 등 모두 사기 업체인데 옥션베스트에 그대로 노출되네요. 이 업체 번호는 중고나라 사기에도 쓰인 번호라 옥션 측에 신고도 했는데 변하지를 않네요. 일개 판매자인 저도 이걸 찾아내는데 대기업에서 버젓이 등록된 상품을 삭제도 안하고 해결을 못하는지···."

국내 양대 오픈마켓인 G마켓과 옥션이 판매자 계정 도용을 통한 신종 사기 피해가 급증하는데 이를 장기간 외면, 소비자 피해를 방조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일부 판매자들의 아이디 계정을 도용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유명 가전업체의 생활가전을 최저가로 올려놓고 소비자들을 유인한 뒤 오픈마켓이 아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현금 결제를 유도한 후 잠적하는 사기피해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런 불법 판매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G마켓·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어떤 경로로 유입됐는지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며, 문제 해결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다.

판매자 A씨는 "이런 사례가 한두 명이 아니라 자고 일어나면 피해사례가 수차례 늘어나고 있다. 이 정도면 오픈마켓이 뚫렸다고 봐야하는 것 아니냐"면서 "팔던 상품도 다 지워지고 무엇보다 고객이 피해를 받고 있는데 수일 동안 아무런 대책이 나오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오픈마켓 판매자 피해 사례. [사진=독자 제공]

이와 관련해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아이디 도용은 개인의 PC 보안이 취약해서 뚫렸다든지, 본인의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등 여러 가지 경우가 있어서 원인을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시스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일단은 판매자분들에게 계정 도용 시 신고할 수 있게끔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 측은 계정 해킹이 아닌 아이디 도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업 시스템의 취약점을 뚫고 들어오는 것이 해킹인데, 이번 경우는 판매자 개인이 유출한 정보로 침입해오는 경우라는 것이다.  

대응이 늦어지는 사이에 벌어지는 판매자의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도 이날 이 같은 내용의 피해신고 접수나 상담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그 수법을 공개하고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관계자는 "오픈마켓 믿고 구매했다가 뒤통수를 맞는 경우지만 이미 결제 취소처리를 해서 오픈마켓에는 환불에 대한 책임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소비자 유입경로가 오픈마켓인 만큼 플랫폼 운영사의 책임, 필터링 시스템을 갖출 것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서는 폐업신고되거나 장기휴면 계정인 아이디를 해킹·도용하는 경우가 잦은 만큼 폐업신고된 아이디는 자동 삭제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해당 관계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경우 국세청과 연동해 폐업신고가 되면 판매자 아이디가 바로 정지처리 돼 상대적으로 피해사례가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나머지 오픈마켓 사업자들도 이와 같은 시스템을 강화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사업자가 공식 판매채널이 아닌 카카오톡 메신저 등 SNS나 새로운 사이트에서 현금 거래를 유도할 경우 사기 거래일 가능성이 높으니 최대한 구매하지 않는 게 좋다"면서 "어쩔 수 없이 구매하게 될 경우 '항변권'이 있는 신용카드를 이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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