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전망·재정준칙 나온다… 예정처 "채무비율 2060년 91% 설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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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20-08-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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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 성격 정부지출 수혜자는 미래세대… 국가채무로 충당"

"이대로는 안 된다."

급증하는 재정 지출에 비례해 국가채무도 늘어나면서 재정관리 체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장기재정 전망 발표를 앞두고 감사원에 이어 국회예산정책처도 '재정준칙'을 도입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어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0일 '한국경제 성장 여건 변화 대응 재정전략' 보고서를 통해 "기재부가 2015년에 발표한 '2060 장기재정 전망'이 재정 여건의 어려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60년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91%로 설정하는 재정준칙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장기재정 전망은 해마다 발표하는 예산안이나 5년 단위의 재정계획으로는 분석하기 어려운 장기적·추세적인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내놓는다. 기재부는 지난 2015년 발표한 '2060년 장기재정 전망'을 통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60년에는 최고 62.4%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기재부는 "잠재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재정수입 증가세 약화, 복지제도 성숙,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장기 재정여건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예정처는 이런 기재부의 전망에 대해 "정부가 제시한 국가채무 전망 수치는 어려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예정처가 2016년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는 2060년 GDP 대비 국가채무가 최대 151.8%까지 상승한다. 

이미 문재인 정부 들어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코로나19 사태로 3차례에 걸친 추경을 실시하면서 국가채무비율은 43.5%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예정처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2060년 국가채무비율을 91%로 설정하고 채무 비율 증가 상한선을 재정준칙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예정처]



특히 교육, 연구·개발(R&D), 사회기반시설(SOC) 확충 예산은 그 수혜자가 미래 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가채무로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방안도 나왔다. 예정처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교육, SOC, R&D 분야의 GDP 대비 비율은 연평균 0.11% 증가했다. 재정적자가 같은 비율로만 증가하도록 허용하면 국가채무 목표치는 △2025년 50% △2035년 60% △2045년 71% △2053년 81% △2060년 91%로 설정할 수 있다고 봤다.

조세구조 정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예정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은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내국세의 일정 규모로 정해져 있다"며 "인구 전망에 따른 학령인구에 비례해 교부금을 조정하면 2019년 내국세의 20.46%에서 2060년에는 12.67%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조세부담률은 17.9%인데 2060년 국가채무를 91%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부금 조정이 있는 경우 19.2%, 없는 경우 21%까지 증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정준칙은 재정 건전성을 지키기 위한 개략적인 목표 설정이어서 코로나19와 같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장기재정 전망은 40~50년 후의 국가채무 규모보다는 채무가 어느 부분에서 늘어나는지를 확인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투자 성격의 지출을 어떻게 정의할지,  SOC나 R&D 지출은 낭비적인 지출이 아닐지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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