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역발상 빛난 2분기... 항공업계 적자행진 속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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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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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위기속 화물기 실적 급증, 전년비 매출 95% 증가... 흑자 견인

항공업계의 대규모 적자 행진 속에 대한항공이 2분기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이뤄내며 저력을 과시했다. 여객기의 화물 운송 활용 등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역발상과 임직원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제공]

대한항공은 6일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485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 1015억원의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잠정 매출액이 1조69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201억원)보다 44% 감소했지만, 실속은 챙긴 셈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조 회장을 중심으로 전 임직원이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면서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조 회장의 발상의 전환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수년간 지속된 항공화물 시장의 불황에도 고효율 최신 화물기로 기단을 재편하고 화물사업 미래 경쟁력에 적극 투자하는 한편,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남다른 전략을 통해 실적 방어를 이뤄냈다.

실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화물 운송실적(FTK)이 10% 이상, 2분기 기준으로는 약 17% 증가했다. 2분기 화물부문 매출만 1조2259억원에 달한다. 작년 동기 대비(6300억원) 무려 95%나 증가한 수치다.

임직원의 헌신도 일조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한항공 화물 직원의 경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요 유치와 효율적 수송을 위해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 직원들도 화물기 가동률을 최대한 높여 수익 창출에 기여했다. 운항승무원들은 장거리 노선, 단거리 노선, 오지를 가리지 않고 안전운항과 정시수송을 위해 매진했다.

글로벌 항공사들의 화물 운송실적은 바닥을 칠 때 대한항공이 반전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일례로 대한항공과 유사한 노선망과 화물기단을 운영 중인 캐세이퍼시픽의 경우 올해 상반기 화물운송 실적이 작년 동기 대비 약 24% 감소했다. 에미리트항공과 루프트한자도 화물 운송 실적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8%, 35%가량 하락했다.

대한항공은 하반기에도 국내 1위 업계 항공사로서 위상을 지키며 생존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날 이사회를 열고 ESG 위원회를 신설하는 안건도 상정, 이를 이사 전원 승인으로 가결했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한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적자 폭은 오히려 커지며 대한항공과는 상반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국내 항공업계에서 가장 먼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제주항공의 경우 15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영업손실 657억원에서 배 넘게 그 폭이 커진 셈이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등 다른 LCC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1분기에는 그나마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 한 달 넘게 국제선 운항이 이뤄졌지만 2분기에는 사실상 셧다운 상태였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글로벌 항공업계의 적자 속에도 반전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오너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라며 “다만 하반기에도 코로나19의 여파가 지속되는 만큼 그 여세를 몰아갈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사진 = 대한항공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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