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제2의 화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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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8-0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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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최근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은 '제2의 화웨이'라고 불린다. 미·중 갈등 속에 중국의 두 번째 희생양으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틱톡을 정조준하고 있다. 화웨이에 제재를 가할 때와 같은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에 내달 15일까지 틱톡의 미국 사업을 미국 기업에 팔지 않으면 미국 시장에서 쫓아내겠다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는 바이트댄스와 틱톡 미국 사업 인수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중국 정부도 발끈했다. 근거 없는 주장으로 미국이 중국 기술기업들의 굴기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화웨이 제재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덤덤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그 이유는 중국 공산당에게 화웨이와 바이트댄스가 가진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게재한 오피니언에 따르면 중국 경제에서 화웨이는 바이트댄스보다 훨씬 중요하다. 화웨이의 휴대폰 기지국은 중국의 모바일 기술혁명을 이끄는 동시에 직간접적으로 수많은 제조업 고용 효과를 내고 있다.

반면 바이트댄스는 동영상 등 콘텐츠를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떠도는 콘텐츠들을 엄격하게 검열하는 중국 공산당으로선 이런 플랫폼이 통제하기 힘든 골칫덩이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바이트댄스가 채용하는 인재는 주로 대도시 출신 엘리트 대학 졸업자들이다.

바이트댄스 창업자는 공산당 간부들과 이렇다 할 친분관계도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화웨이 창업주 런정페이 회장이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이며 창업 초기 인민군 납품 물량을 기반으로 성장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기술 관련 싱크탱크 하이툰의 리청동 대표는 "바이트댄스와 중국 정부의 관계는 전혀 좋다고 말할 수 없다. 바이트댄스는 중국 정부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회사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33년 역사의 화웨이는 국가적 챔피언이지만 바이트댄스는 상대적으로 신생기업이라고 부연했다.

FT는 미국 제재로 화웨이와 바이트댄스가 받는 충격 역시 큰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높고 매출도 6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기 때문에 자칫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지만, 바이트댄스는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해 중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미국에 쏟아붓는 실정이라는 것.

각국이 화웨이 장비를 자국 통신 네트워크에 통합함으로써 중국과 확실한 경제 관계를 맺는 것과 달리 틱톡은 다른 나라와 중국을 경제적으로 묶는 연결고리가 희미하다고도 FT는 덧붙였다.

결국 중국 정부가 화웨이 때처럼 미국에 거세게 반발할 동력이 제한되는 셈이다.

더구나 현재는 코로나19로 박살 난 경제를 복원하고 대외 수요를 늘리는 게 중국의 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바이트댄스를 보호하기 위해 가뜩이나 수위가 높아지는 미·중 갈등을 더 고조시키지 않고 싶어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리서치회사 플레넘의 펑추청 정치리스크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는 바이트댄스를 이유로 미국과 새 전선을 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 문제는 또 현재 미국에서 가장 예민한 이슈인 11월 대선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에 중국은 대선에 개입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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