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의한 태도에 “IR해서 뭐하나”… 등 돌린 코스닥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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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0-08-0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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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스닥 기업들의 기업설명회(IR) 건수가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행사를 취소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그 이면엔 IR에 대한 효용성 문제와 일부 IR 대행업체들의 무성의한 업무가 IR 감소 배경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연초 이후 지난 3일까지 IR을 개최하거나 예고한 공시건수는 292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36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다.

회사별로 보면 크리스탈이 8건으로 가장 많았고, 스튜디오드래곤이 7건을 기록했다. 이어 CJ E&M, CJ프레시웨이, 덕산네오룩스, 메드팩토, 에스엠은 6건의 IR을 개최하며 뒤를 이었다.

상장기업이 IR에 나서는 이유는 투자자를 위해 신뢰성 있는 정보를 공정하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동시에 회사를 알려 투자자들을 모을 수 있고 주가 상승을 유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확대되면서 소규모 미팅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한 상장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투자자들과 대화를 나누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먼저 만날 의향이 있어도 투자자들이 꺼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IR행사를 개최하려 해도 문제가 생길까 우려돼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또 있다. 기업들 내부적으로도 IR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IR을 안 해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는 거다.

한 IR대행업체 관계자는 “최근 IR을 대행하는 업체들의 인력 이탈이 많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IR을 해도 소용없다는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IR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기업들의 경우 큰 문제가 없지만, 소규모 코스닥 기업들의 경우 IR대행업체를 이용한다. 하지만 이들 대행업체 일부가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IR 회의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최근 일부 회사들의 경우 낮은 연차의 주니어들만 있다 보니 전문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면서 “느슨한 업무 진행에 따른 마찰과 더불어 일부는 인성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기업공개(IPO)를 주관한 증권사 관계자는 “모 IR업체와 함께 일을 하면서 상당히 기분 나쁜 일들이 많았다”면서 “고객사와의 마찰로 중간에서 곤욕을 치른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고 했다.

코스닥 기업의 경우 공개된 기업 정보가 많지 않아 정보 양극화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만큼 기업들의 자발적인 IR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경우 정보 공유를 위한 다양한 채널을 확보하고 시장과 소통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또 일부 대행사들도 책임감 있는 자세로 나서야 등 돌린 기업들을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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