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반덤핑에 내부 갈등까지 '삼중고'...타이어 업계 하반기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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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8-05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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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업계가 삼중고에 빠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실적악화에 미국의 타이어 반덤핑 조사, 경영권 다툼과 노사문제 등 내부갈등까지 겹치면서다. 세계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회복이 더뎌 하반기 수익성 개선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한국·넥센·금호타이어 2분기 나란히 실적 부진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지난 2분기 수요 부진에 시달렸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한국타이어는 올해 2분기 매출 1조3667억원, 영업이익 7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1.4%, 영업이익은 33.6% 줄었다.

이달 중순께 실적을 발표하는 넥센·금호타이어 모두 부진한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넥센타이어의 2분기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4103억원, 영업이익 74억원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작년 동기 대비 88.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금호타이어 2분기 전망치는 290억원 손실이다. 1분기(-184억원)보다도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도 작년 2분기 6000억원대에서 4000억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정부가 한국산 타이어 등에 반덤핑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오는 11월까지 검토하기로 하면서 업계의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한국, 대만, 태국, 베트남에서 수입된 승용차 타이어가 미국에서 공정가격 이하로 판매되고 있다고 보고 추가 관세 부가 방안을 고려 중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한국산 타이어는 지난해 미국 수입 타이어 시장 점유율 3위다. 태국이 1위(17%)이고, 이어 멕시코(12%), 한국(10%) 순이다. 미국은 한국 타이어 3사의 주 수출 시장인 만큼, 기업들은 추가 부가 관세 가능성을 두고 대응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분쟁·노사 갈등 등 내부 악재

외부 상황뿐 아니라 내부 악재도 겹쳤다. 한국타이어는 오너 일가의 경영권 다툼 때문에 내홍을 겪고 있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큰딸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조 이사장은 아버지가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긴 데 대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버지인 조 회장은 조 사장에게 주식을 넘긴 것이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며, 나이에 비해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취지가 담긴 입장문을 내 조 이사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금호타이어는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법인 통장을 압류하면서 회사 운영자금이 동결되는 등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전 직원의 휴가비와 수당 등의 지급이 중단됐고, 협력업체의 대금결제도 미뤄지는 등 사실상 회사 경영이 멈췄다. 압류된 채권은 약 204억원으로, 1분기 영업손실 규모와 맞먹는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지난 60년간 회사에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법인계좌가 압류된 것은 초유의 일"이라며 "노사가 동수로 구성한 특별협의체에서 충분한 논의를 해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는 정규직화 문제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연구개발(R&D) 센터 한국테크노돔.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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