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부터 바람의나라까지... 모바일게임 시장 점령한 '아재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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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0-07-2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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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슨 '바람의나라', 엔씨소프트 '리니지' 모바일 버전 매출 상위권

  • '바람의나라: 연' 출시 당시 접속자 폭주... 향수 느끼려는 3040 이용자 '큰손'으로

#사례. 서울시 중구 소재 직장에 다니는 회사원 박모(남, 33) 씨는 최근 사내 팀원들과 넥슨의 신작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바람의나라: 연’을 하기 시작했다. 팀원들 모두 학창시절에 PC 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를 즐겼던 세대로, ‘바람의나라: 연’이 출시되기 전부터 함께 할 서버를 정하고, 각자 게임 내 직업도 정했다. 문파(게임 내 모임)도 만들어 퇴근 후에 게임 속 공간에서 만난다. 박씨는 “10대 때 ‘바람의나라’를 했던 추억이 있어 호기심에 이 게임을 하게 됐다”며 “같은 추억을 가진 팀원들도 함께하고 있어 당분간 재미를 붙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레트로(복고)’ 바람이 매섭다. 10~20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PC 온라인게임이 모바일로 재탄생해 앱마켓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당시 10대 청소년이던 이용자들이 구매력 있는 ‘아재 게이머’가 돼 게임업계의 큰손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기준, 구글 앱마켓인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1위부터 6위에 과거 인기 PC온라인게임의 모바일 버전들이 올랐다. 1위와 3위를 차지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PC게임 ‘리니지’와 ‘리니지2‘를, 2위에 오른 넥슨의 ’바람의나라: 연‘은 1996년에 출시된 PC MMORPG ’바람의나라‘ IP(지적재산권)를 모바일에 맞게 재해석한 게임들이다. 웹젠의 ‘뮤 아크엔젤(4위)’,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오리진(5위)’,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6위)’ 또한 이전에 출시된 PC게임의 IP를 활용한 게임들이다. 

뮤는 웹젠이 2001년 출시한 PC MMORPG로, 이 IP를 활용한 게임들은 웹젠 매출의 76%(2019년 기준)를 차지한다. 카트라이더는 넥슨이 2004년 출시한 캐주얼 레이싱게임이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지난 5월 출시 후 17일 만에 글로벌 이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레트로(복고)’ 바람이 매섭다. 10~20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PC 온라인게임이 모바일로 재탄생해 앱마켓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넥슨이 지난 15일 선보인 ‘바람의나라: 연’의 경우 출시 당일 이용자가 대거 몰려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넥슨은 서버를 3개에서 7개까지 급히 늘려야 했다.

같은 날 기준, 애플 앱마켓인 앱스토어에도 게임 매출 상위 10개 중 6개가 과거 PC 시절을 호령했던 게임들의 모바일 버전이다.

과거 인기 온라인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들이 다른 게임들보다 높은 매출을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아재 게이머’의 영향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리니지와 바람의나라, 뮤, 카트라이더 등은 15년~20년 전에 출시된 게임들이다. 당시 이 게임을 즐겼던 청소년들은 현재 30대 직장인으로 성장했다. 이는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위치에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미국 게임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인기 전략 시뮬레이션게임 ‘스타크래프트’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로 재출시돼, 1990~2000년대에 스타크래프트를 즐겼던 현재의 3040세대 이용자들이 열광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3040세대가 예전에 즐겼던 게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이라며 “현실의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과거의 즐거웠던 기억으로 해소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 '바람의나라: 연' 이미지[사진=넥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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