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에어버스 "코로나19에 안팔린 항공기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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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07-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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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잉 2분기 인도물량 1963년 이후 최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공기 제조업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요가 급감하자 항공사들이 앞서 주문해놓은 비행기들을 받아가지 않아서다. 코로나19로 판로가 꽉 막히자 새로 만든 항공기들이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여행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항공사들이 항공기 인수를 미루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항공사들은 항공기를 인도받을 때 구매 가격의 절반 가량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항공기 인수가 지연되면서 그만큼 제조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 보잉과 경쟁사 에어버스 등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운항중단된 보잉 737맥스8 기종 여객기들[사진=EPA·연합뉴스]


미국 항공기 제조 공룡 보잉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보잉의 올 2분기(4~6월) 인도 물량은 2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90대)과 비교해 대폭 줄었다. 이는 제트기 시대가 시작된 1963년 이후 보잉의 분기별 인도 물량 중 최저치다. 상황이 이러자 앞서 보잉은 인도 대기 항공기를 보관하는 생산 공장 인근 주기장이 포화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심지어 보잉은 미인도분 항공기가 넘쳐나자 캘리포니아주 빅터빌에 추가 주기장까지 마련한 상태다.

WSJ은 항공기 납품 지연으로 제조사들의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2분기 동안 수십억 달러의 현금이 소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보잉은 이미 항공 운송 수요 감소를 이유로 들어 직원 16만명 가운데 10%를 감원했다. 

아울러 지난해 3월 이후 737맥스 기종의 운항이 정지된 것 역시 현재 보잉의 암울한 상황에 영향을 끼쳤다고 WSJ은 진단했다. 보잉의 737 맥스 기종은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두 차례에 걸친 추락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346명이 전원 사망하는 참사를 냈다. 사고 원인으로 여객기 결함 문제가 지적되면서 737 맥스는 미국을 비롯한 40여 개국에서 운항 중단 조치를 받은 상태다. 운항 정지 이후 737맥스 기종의 미인도 물량은 420여개에 달한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운항 재개 승인이 빨리 진행될 경우 10월 말이나 11월 초쯤 운항 재개가 예상된다.
 

[사진=WSJ 캡처]


보잉의 경쟁사이자 유럽의 다국적 항공기제작사인 에어버스 상황 역시 좋지 않다. 에어버스의 올 2분기 인도 물량은 74대였다. 227대를 납품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7% 넘게 줄었다. 에어버스 대변인은 "코로나19가 전례 없는 방식으로 세계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어 예년과의 현재 상황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에어버스가 납품하지 못한 항공기 4대는 애초 델타 항공사가 받아가기로 한 항공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달 초 델타 항공사는 연내 새로운 항공기는 없다며 선을 그으면서 에어버스의 재정적 스트레스는 계속될 전망이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의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은 항공기가 필요 없는 상황"이라며 "델타항공은 올해 신형 항공기 납품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상황이 연일 악화 일로를 걷자 에어버스는 앞으로 직원 1만5000명을 감축하고, 생산량 역시 3분의 1 수준까지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잉, 에어버스 등 세계적인 항공기 제조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벼랑 끝으로 몰리면서 이제는 엔진 제조업체에까지 악영향이 번질 수 있다고 WSJ은 전망했다. WSJ은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인 제너럴 일렉트릭(GE)과 같은 공급업체들에까지 코로나19발 충격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주에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보잉, 에어버스, GE 등 항공 관련 업계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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