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 거짓 '6.25전쟁 70주년' 기념 포스터 제작에 해명도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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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0-07-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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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란 일자 포스터 급조해 페이스북에 올리는 촌극 벌여

국가보훈처가 6.25전쟁 70주년을 기념해 페이스북에 공개한 '구국의 전투' 포스터가 '거짓'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보훈처는 '거짓' 포스터 논란이 일파만파 확대되자, 새 포스터를 급조해 페이스북에 올리는 촌극을 벌이면서도 단 한마디의 해명조차 하지 않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구국의 전투' 포스터는 △한강방어선 전투 △낙동강선 방어작전 △지평리 전투 △피의 능선 전투 총 4편으로 제작됐다.

 

[사진=국가보훈처 페이스북]


문제는 포스터에 사용된 무기체계가 당시 전투와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는 당시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지도 않은 최신 무기체계였다. 

먼저, 낙동강 방어전에 그려진 전차는 M1 에이브럼스(M1 Abrams)다. 베트남 전쟁의 영웅인 미국 장군 크레이턴 에이브럼스의 이름을 딴 전차로 1979년부터 야전부대에 처음 실전배치됐다. 장병이 무릎 쏴 자세로 들고 있는 총기 또한 서바이벌 총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평리 전투에 그려진 전투기는 ‘탱크킬러’로 널리 알려진 ‘A-10 선더볼트 II(ThunderBolt II)’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는 2010년 3월 오산공군기지에 첫 배치됐다.

탱크킬러라는 애칭은 1991년 걸프전에 참전 때 생겼다. 당시 8755회를 출격해 이라크군 전차 980여대와 장갑차 500여대, 야포 920여문, 각종 차량 1300여대를 파괴하며 연합군 승리를 이끌었다.

피의 능선 전투에 그려진 장갑차는 브래들리 장갑차로 추정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육군의 주요 지휘관 중 한 명이었던, 오마 브래들리(Omar Nelson Bradley) 원수를 기리기 위해 명명(命名), 제작됐다.

지난 1981년부터 미 육군에 배치된 M2 브래들리 장갑차는 이후 6700여대가 생산되었고, 사우디아라비아 육군도 사용 중이다. 험난했던 개발과정은 지난 1998년 미 HBO를 통해 '펜타곤의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보훈처는 페이스북에 올린 '구국의 전투' 포스터 시리즈의 '거짓' 논란이 일파만파 확대되자, 부랴부랴 도안을 바꿨다. 바뀐 포스터는 시리즈 모두 다른 도안 그려졌던 기존 포스터와 달리, 4편 모두 동일한 그림에 제목만 바꿔 달아 급조했다는 인상을 남겼다.

그럼에도 보훈처는 구국의 전투 포스터를 제작하면서 사실 검증에 기초해 제작되지 않은 배경이나, 포스터 제작 이후 내부 확인 과정 상의 문제점 등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사진=국가보훈처 페이스북]


이 뿐만이 아니다. 보훈처는 이날 '민족상잔의 비극 6.25 전쟁'의 제목의 포스터 또한 국군이 아닌 독일군 철모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자, 그물망을 씌운 철모 사진으로 교체해 다시 페이스북에 업로드하는 촌극을 재연했다. 

보훈처는 이 역시 현재까지 어떠한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바뀐 포스터를 게시물에는 "잘못 만든 사진이 돌아다니는데 이제 바꿔 뭐하느냐"는 비판 댓글 등이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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