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거부·美 볼턴 폭로 변수’ 점점 닫혀가는 한반도 평화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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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7-1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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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대외 메시지 없이 '코로나19 방역·민생 경제 해결' 집중

  • 美볼턴 "김정은, 트럼프 '봉'으로…핫라인 존재하지 않는다"

  • "김여정 담화, 트럼프 美 정부 지지…대북 특사 요청 시사"

전국에 비를 뿌리고 있는 장마전선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도 북상한 듯하다.

남북 관계 개선으로 북·미 대화도 촉진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선순환 구상이 예상치 못한 각종 변수에 가로막혀 먹구름이 가득 드리웠기 때문이다.

남북 관계 개선의 ‘키(KEY)’를 쥐고 있는 북한은 남측의 협력 제안을 시종일관 거부하는 상황에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막으려는 정치적 움직임이 한반도 비핵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북한 김일성 주석 사망 26주기인 8일 평양 만수대에서 참배 나온 여성 2명이 마스크를 쓴 채 인공기 곁을 지나가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北 ‘南 패싱’·美 볼턴 ‘폭로’에 진땀

북한은 13일 대남·대미 비난을 멈추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민생 경제 해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대외 메시지 언급 없이 장마철 대비 사업, 코로나19 방역 강화, 평양종합병원 건설 등과 관련된 기자들을 주로 게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3일 주재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에서 대남 군사행동계획 보류 결정 이후 이날까지 공개적인 자리에서의 대남 언급은 없는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한·유럽연합(EU) 정상회의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미국 대선 전 제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필요에도 대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을 앞두고 미국에서 흘러나온 북·미정상회담 재개 희망의 목소리에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폭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걸림돌이 되는 듯하다.

<그 일이 일어난 방>이라는 회고록 출간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거침없이 비판한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핫라인(직통전화)’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 북·미 비핵화 협상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북한은 트럼프 보좌진은 비난하면서도, 김정은과 트럼프 간 미스터리하면서도 특별한 관계는 유지된다고 말한다”며 “트럼프를 ‘봉(easy mark, 잘 속는 사람)’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 간 핫라인 존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이 아닌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며 ‘직통 라인 또는 번호가 없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 같은 존재를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 첫 북·미정상회담 이후 두 정상이 직통 전화번호를 교환했다는 일부 보도를 반박함과 동시에 북·미가 서로 강조하는 두 정상의 친분에도 의문을 제기한 셈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김여정 담화, 트럼프 美 정부 지지 표명”···북·미 대화 재개 낙관도

반면 지난 1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북·미 두 정상의 신뢰가 굳건함을 강조하면서 대미 유화적 메시지가 담긴 담화를 발표했다.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올해 안에 없다’라고 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결심에 따른 사항이라는 점을 언급,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때문에 김 제1부부장의 담화가 북·미 대화 재개의 긍정적 신호라는 분석도 나왔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제1부부장이 담화에서 미국 독립기념일 DVD 언급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정치적 지지 의사 표명”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미국 내에서 비판을 받았던 독립기념일 행사를 언급한 것이 의미가 있다”며 김 제1부부장의 DVD 요청을 북한의 ‘친선외교전략’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북 특사 파견 가능성을 언급, 8월 한·미 군사연합훈련이 연기되면 11월 미국 대선 전에 특사 파견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북·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남북 관계와 관련해선 북·미 대화가 이뤄진 후에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은 남북 관계를 북·미 관계의 종속 변수로 생각한다”며 북한이 남측보다 미국과의 관계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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