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플스] ①"소니 공장의 로봇은 사람같다"…'플스' 전자동 생산기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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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7-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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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자회사 소니가 올해 연말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 출시를 앞두고 그간 꽁꽁 숨겨왔던 제조기지를 공개해 이목을 끌고 있다. 워낙 엄격하게 관리되고 좀처럼 외부에 공개되는 일도 없던 터였다. 생산성에 초점을 맞춰 수익성을 최적화한 이 생산라인은 소니의 대표적인 캐시카우가 된 플레이스테이션의 성공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고 닛케이아시안리뷰(NAR)가 최근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NAR에 따르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공장은 지바현 기사라즈시 외곽에 자리 잡고 있다. 거대한 하얀 건물 안에선 수십 대의 로봇이 바쁘게 돌아간다. 길이 31.4m에 이르는 생산라인에서는 30초마다 새 콘솔을 내놓는다.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생산라인에 머더보드(컴퓨터 시스템의 주요 구성 부품을 넣은 주 회로기판)를 올리고 콘솔을 포장하는 인력이 전부다.

나머지 정교하고 복잡한 과정은 전부 다관절 로봇의 몫이다. 이 로봇은 미쓰비시전기가 공급한다. 한 엔지니어는 NAR 기자에게 "이 로봇을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으면 마치 사람처럼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무거운 짐을 들어 올리는 대형 로봇과 달리 이 정교한 다관절 로봇의 움직임은 진짜 사람의 팔과 닮아있다.

보통 로봇은 종이나 끈처럼 쉽게 접히고 꼬이고 손상되는 부품들을 잘 다루지 못한다. 그러나 이곳 로봇은 이런 세심한 작업에서 진가가 드러난다고 NAR은 전했다. 전선 같이 유연한 부품들을 쉼 없이 콘솔에 부착한다. 이 공장에 있는 32대 로봇 중 26대가 이 작업을 맡는데 까다로운 부품들을 능숙하게 다룬다.

로봇팔 하나가 전선 한쪽 끝을 잡아 들어 올리면 다른 로봇팔이 전선의 다른 끝을 잡아 돌린 다음 각도를 맞춰 커넥터에 부착하는 식이다. 이런 움직임에는 정확하게 계산된 압력과 정밀도가 필요하다. 사람에겐 쉬운 일인지 모르지만 로봇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소니가 이런 작업을 로봇에 맡겨 자동화하고 공정 시작과 끝에 약간의 인력만 투입하기로 한 건 투자 대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계산된 결과다.

자동화는 기업의 경쟁 방식에 변화를 준다. 자동화가 가능하면 인건비가 낮은 곳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필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신 소비 시장과의 근접성, 안정적인 전력 공급, 자본에 대한 접근성에 더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인력의 기술 수준 격차나 노동력 부족은 더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급망이 재편되고 자체 부품 제작이 사업의 중심에 온다. 제품 설계도 로봇 제작이 가능하도록 변한다.

NAR은 생산성과 수익을 최우선으로 삼은 이 공장의 뿌리를 플레이스테이션을 처음 고안한 데이유 고토 디자이너에서 찾았다. 그는 애초부터 대량 생산이 쉬운 게임 시스템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토는 기사라즈 공장 엔지니어들에게 생산성을 개선하라고 몰아붙인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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