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칼럼] 미래의 먹거리 K-헬스케어로 세계시장 공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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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인공지능국민운동본부 공동의장
입력 2020-07-0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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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교수]



아프리카에서 10여년간 사업을 하다 코로나 사태로 귀국한 한국인 사업가를 최근 만났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한국의 방역(K-방역) 시스템을 매우 부러워하며 한국의 바이오(K-바이오)와 헬스케어(K-헬스케어) 분야에 매우 관심이 많다고 얘기를 했다. 정부는 얼마 전 K-방역, K-바이오가 K-팝에 이은 신한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글로벌 상품화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세계 2위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활용해 글로벌 백신 생산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전략을 포함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포스트 코로나 5대 변화 및 8대 과제를 발표했다. 코로나 이전(BC: Before Corona)과 비교한 코로나 이후(AC: After Corona)의 5대 변화는 첫째, 보건환경 분야에서 간헐적 감염병이 감염병 빈발로, 글로벌 조달이 로컬 조달로 변화하는 것이다. 둘째, 경제환경 분야에서는 대면이 비대면으로, 석유수요 증가가 석유수요 감소로 변하는 것이다. 셋째, 기업경영 분야에서는 비용절감, 효율이 재고 확보, 회복력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넷째, 사회가치 분야에서는 개인·효율이 연대·협력으로 변하는 것이다. 다섯째, 교역환경 분야에서는 자유무역·신자유주의가 보호무역으로 바뀌는 것이다.

위와 같은 포스트 코로나 5대 변화에 대한 8대 대응 과제는 다음과 같다. △보건환경 분야에서 1)K-방역·K-바이오 글로벌 상품화, 2)산업현장 대응력 강화 △경제환경 분야에서 3)글로벌 공급망(GVC) 재편에 따른 청정 생산기지 구축, 4)비대면 산업 육성, 5)산업구조의 친환경 전환 △기업경영분야에서 6)기업활력 촉진+사업재편 활성화 △사회가치 분야에서 7)기업 간 연대 및 협력 △교역환경 분야에서 8)글로벌 협력 리더십 등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보건환경 변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계기로 우리나라를 투명하고 안전한 첨단제품 생산기지, 셧다운 없는 생산기지로 만들고 K-방역과 K-바이오를 세계적 브랜드와 글로벌 표준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경제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비대면 산업 육성과 친환경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강력히 추진하고, 기업의 활력을 높이고 신산업 투자를 지원하며, 경제주체 간 연대·협력과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노력"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의 방향을 제시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산업·경제 질서의 재편에 따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에 대해 잘 인식하고, 그에 대한 대응과제도 전반적으로 잘 수립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대응과제에서 중요한 한 가지가 빠져서 지적을 하고자 한다. 정부는 8대 대응과제의 첫째로 “K-방역·K-바이오의 글로벌 상품화”를 들었다. K-헬스케어가 K-방역이나 K-바이오보다 훨씬 큰 시장인데 이를 간과했다. K-헬스케어를 통해 국내외 일자리 창출 및 세계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데, 산업자원부에서는 이를 놓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다른 부처에서라도 K-헬스케어에 관심을 갖고 K-헬스케어를 통해 신직업과 일자리 창출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세계 헬스케어산업은 향후 10년간 세계 신규 부가가치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헬스케어 주식 강세는 세계 공통 현상이 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중국, 한국 등에서 공통적으로 헬스케어 주식이 주가지수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섹터(산업)별 수익률에서 헬스케어가 여타 섹터에 비해 최고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섹터별 수익률 비교에서도 헬스케어 섹터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필자는 최근 외국기업이 개발해서 수입된 최첨단 헬스케어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혈당을 측정하려면 작은 침으로 찔러서 피를 내거나 주삿바늘로 채혈해서 검사를 해야만 혈당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개발된 패치형 혈당 측정기는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패치를 팔에 부착하면 피를 뽑지 않고도 24시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연결하여 혈당 그래프를 볼 수 있고, 당화혈색소 수치도 알 수 있다. 이를 사용하면 언제 어떤 음식을 섭취할 때 혈당이 올라가는지를 파악하여 약 복용을 줄이고 혈당을 매우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서 1~2주 착용해 보면 각자 개인에 맞는 혈당 관리방안을 찾을 수 있고, 혈당이 크게 낮아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고, 약을 먹지 않고 혈당을 치료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외국 기업이 개발한 것인데, 국내기업도 이러한 기기를 개발할 것을 기대해 본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안에 삼성 헬스 모니터 앱에 심전도 측정 기능을 탑재해 출시할 계획이며, 관련 센서가 내장된 갤럭시 워치 액티브2 및 심전도 측정 기능이 지원되는 스마트워치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삼성전자는 식약처 허가로 스마트워치 기반의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식약처로부터 혈압 측정 모바일 앱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갤럭시 기어’나 ‘샤오미 미밴드’처럼 단순히 맥박을 재는 스마트밴드는 있었지만, 혈압을 잴 수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앱은 삼성 헬스 모니터가 세계 처음이다.

한국의 한방헬스케어는 과학화·체계화와 정보기술(IT)과의 접목을 통해 세계적인 K-헬스케어로 거듭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한방헬스케어는 학회 등을 통해 K-헬스케어로 정립되어 다양한 신직업과 일자리 창출 및 창직이 가능하다. 필자는 K-헬스케어가 유망한 미래 먹거리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는 ‘K-방역·K-바이오 글로벌 상품화’ 과제에 K-헬스케어를 포함해서 ‘K-방역·K-바이오·K-헬스케어 글로벌 상품화'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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