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규제 역풍] ①日 정부가 쏜 '수출규제'...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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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07-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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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순도 불화수소 한국 매출액 3분의1로 줄어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오히려 일본이 '역풍'을 맞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 정부가 한국에 던진 수출 규제가 오히려 일본에 피해를 주는 부메랑으로 다시 돌아온 셈이다.

2일(현지시간)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은 지난해 일본 정부가 내놓은 수출 규제안이 오히려 한국이 탈(脫)일본화를 하게 돕고, 자체적으로 소재를 개발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출규제 이후 일본 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의 3위 수출국인 한국으로부터 이익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은 규제 이후 늘어난 수출 심사 시간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이전에는 일주일 정도 걸렸던 수출 심사가 지금은 3개월이나 걸려 고순도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모리타 화학공업의 한국 매출액이 3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모리타 화학공업은 한국의 소재 국산화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일본 기업이 역풍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한국에 있는 대기업에 고순도 불화수소를 납품해 온 스텔라케미화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30%가량 급감했다. 이 회사는 2019년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실적 공시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1.7% 감소한 24억7000만엔(약 281억원)을 기록했다. 심지어 지난해 7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발동된 직후에는 타격이 더 컸다. 지난해 3분기(7~9월)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나 뚝 떨어졌다. 일본 정부가 내놓은 수출 규제가 오히려 자국 기업에 부메랑이 되어 날아온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수출을 규제한 이후 한국 기업들이 대체 가능한 공정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며 "한국이 탈(脫)일본화를 시작하면서 일본 소재나 부품 회사들의 타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국 역시 연구 개발 과정에서 비용 상승 등의 어려움을 겪었고, 국산화에 성공한 재료가 제한된 수준에 머물렀다고 진단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비단 일본에만 역풍이 돼 돌아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수출 규제가 기업 활동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일 양국이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일본은 수출 규제를 즉시 철회해야 한다. 한국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재고하고, 징용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논평했다. 

이어 "다음 세대에 화근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두 정부는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 이익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하다며 경제 외에도 북한 문제나 환경 대책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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