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임위, 통합 불참 속 3차 추경 심사 완료…3조1000억원 증액

교육위, 등록금 반환 간접 지원 예산 등 3880억원 증액

대부분 1∼2시간 만에 정부 원안 의결…졸속 심사 우려

국회 상임위원회가 3차 추가경정예산안 예비심사를 마무리 지었다.

국회에 따르면 30일 기획재정위원회 등 16개 상임위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이틀에 걸쳐 전체회의를 열고 소관 부처별 3차 추경안을 의결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추경안을 넘겼다. 상임위 단계에서 총 3조1031억5000만원이 증액됐다.

상임위 추경 심사는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불참 속에 이뤄졌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원 구성에 반발해 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했기 때문이다. 제1야당의 부재 속에 대부분 상임위의 추경 심사가 1~2시간 안에 종결됐다. 일부 야당 의원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기도 했다.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3차 추경안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상임위 총 3조1000억원 증액…산자위 2조2800억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전체회의를 통해 정부 추경안보다 2조3100억9200만원을 증액해 의결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에서 2조2800억원을 증액했다.

교육위원회는 올해 본예산에 들어 있다가 감액된 대학혁신 지원사업 예산 767억원을 되살리고, 별도 유형 사업으로 1951억원을 신규 증액해 모두 3880억8000만원을 증액하는 수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터져 나온 등록금 반환 요구를 반영해 이를 실행하는 대학을 간접 지원하기 위한 예산이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영화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영화발전기금 55억원 등 798억9800만원을 증액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농림수산업자에 대한 신규보증 지원 예산 등 3163억100만원을 증액했다.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우 고용센터 인력지원 예산 374억원을 증액했다.

국방위원회의 경우 첨단정보통신교육 예산에서 2억200만원, 첨단과학훈련 및 교육 예산에서 7억원을 각각 감액하고 나머지는 정부 원안대로 의결했다.

외교통일위원회, 정무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운영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은 정부안을 그대로 의결했다.

전날 전체회의에서 소위 구성 문제로 추경안 의결을 보류했던 과방위는 이날 회의를 속개해 3억4000만원을 증액했다.

아직 구성되지 못한 정보위원회는 심사가 없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29일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재부로부터 제대로 된 추경안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부분 1~2시간 내 심사 완료…"졸속 운영" 지적 나와

35조30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을 두고 대부분의 상임위가 1~2시간 만에 추경 심사를 마무리하면서, 추경 심사를 형식적으로 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운영위원회의 경우 50여 분 만에 회의를 마쳐 상임위 중 가장 짧은 회의 시간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금액을 증액한 산자위도 1시간 30여 분 만에 회의가 끝났다.

가장 길게 회의 시간을 가진 상임위는 기재위로, 6시간 가까이 회의가 진행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수출입 기업의 정책금융 수요가 높아지면서 한국수출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한국수출입은행에 대한 출자 예산을 1000억~2100억원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요구는 부대의견으로 단 채 추경안은 원안 그대로 가결됐다.

법제사법위원회의 경우 4시간가량 회의가 진행됐으나 추경안 심사보다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한 현안 질의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법사위는 회의 막판에 4000만원을 감액했다.

기재위에 참석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여당과 정부의 졸속 운영에 유감을 표한다"라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장 의원은 "예산 심의가 아닌 통과 목적의 상임위에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미래통합당 의원에 대한 강제 상임위 배정과 상임위원장 일방 선출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합당 "3차 추경 일주일 연기 시 예결위 심사 참여"

상임위 추경 심사에 불참한 통합당은 3차 추경 처리를 연기하면 예결위 예산 심사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35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예산 심사를 사흘 만에 마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