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Corona, First Korea!]⑨집에서 영화보고 운동하고 집 꾸미고 취미활동…'나홀로 여가' 일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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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훈 기자
입력 2020-06-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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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장기화로 문화생활 및 여가활동 모두 집으로 수렴

  • 밖에 나가더라도 접촉 없는 캠핑 선호…여가문화 전반적 변화

현대백화점 문화센터가 운영 중인 '랜선문화센터' 프로그램에서 홈트레이닝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연합뉴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캠핑카를 구경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형마트에서 방문객들이 취미 관련 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는 역사에 기억될 만한 원격근무의 확산과 의학, 교육, 행정, 엔터테인먼트 등 전 영역에 걸친 디지털화를 목격하고 있다.”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코로나19가 일으킨 변화에 대해 기술한 말이다. 재택근무라는 새로운 업무 수행 방식 및 집을 중심으로 하는 생활반경의 변화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모든 소비가 집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업무 외에 여가와 취미생활도 집을 위주로 이뤄지는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집 밖에서 사람 간 교류를 통해 주로 이뤄지던 문화생활과 여가 및 취미활동이 집안으로 수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코로나19로 인한 단기간의 변화가 아니고 전반적 생활 양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집 밖의 여가생활이었던 극장 나들이는 이제 집안의 영역으로 완벽히 들어왔다는 평가다. 미국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85%나 줄어들었다. 극장과 테마파크가 코로나 19로 폐쇄된 탓이다. 반면 디즈니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는 가입자가 600만명까지 늘었다. 당초 4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서비스 개시 6개월 만에 뒤집은 것이다.

'집의 극장화'는 디즈니만의 얘기가 아니다. 넷플릭스는 1분기 가입자가 1600만명 늘었다. 가입자 수는 2억명에 육박한다. 특정 장소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엔터테인먼트와 여가생활의 중심이 집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OTT업계 관계자는 “디즈니로서는 코로나 19가 일으킨 새로운 수익원에 대한 가능성을 봤을 것”이라며 “여가생활의 중심으로 부상한 집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집 밖 활동인 운동도 집 안으로 들어왔다. 집 안에서 운동하는 것을 가르치는 ‘홈트(홈 트레이닝)’라는 신조어는 이미 낯선 단어가 아니다. 소셜커머스에서는 홈 트레이닝 관련 상품들의 매출이 급증하는 추세다. 온라인 퍼스널트레이닝(PT)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도 회원 수 증가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다.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홈 트레이닝 관련 용품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50% 이상 상승했다. 팔굽혀펴기를 할 수 있는 ‘푸시업바’, 계단 오르기 효과를 볼 수 있는 ‘스텝퍼’ 등의 소품 판매가 작년 대비 75% 늘어난 덕이다. 또 다른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프에 따르면 집에서 손쉽게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는 ‘워킹패드’ 판매는 10배가 넘는 1128% 증가했고, 요가 매트는 568.5%나 늘었다.

홈트에 대한 수요도 꾸준하다. 여성 전문 다이어트 솔루션 스타트업 다노의 온라인 개인 트레이닝(PT) 서비스 ‘마이다노’의 5월 수강생 수는 1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업체의 수강생 수는 올 2월 기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5% 늘어났다. 이후로도 꾸준히 증가추세다. 수강 문의 역시 코로나19 확산 전과 비교해 일 평균 20%가량 늘어났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소셜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밀집도가 높은 운동 시설을 찾기보다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데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홈트레이닝이 잠깐의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취미활동도 집을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도서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16% 늘어났다. 서점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온라인 주문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놀이 교육 분야 도서도 작년 동기 대비 96.4% 증가하며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성인 대상 건강·취미 분야 도서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36.7% 증가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 꾸미기를 취미활동으로 삼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한샘·현대리바트·이케아코리아의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0~25% 증가했다. 소셜커머스 11번가에 따르면 올 초부터 6월 초까지 집 꾸미기 재료를 주로 판매하는 시공 리모델링 부문의 성장이 작년 대비 57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기업들은 이를 호재로 보고 있다. 한샘은 리모델링 쇼룸 매장을 올해 중 26개에서 50개로 늘릴 예정이다. 전문 인테리어 인력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집을 벗어나 여행을 가더라도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캠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올여름 휴가를 캠핑으로 보내겠다는 사람들도 늘었다. 소셜커머스 G9에서 지난 5월부터 6월 중순까지 한 달간 팔린 캠핑용품은 작년 동기 대비 4배(363%) 증가했다. 캠핑 관련 신조어들도 등장했다. 처음 캠핑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표현하는 ‘캠린이’, 교외가 아닌 집에서 즐기는 캠핑 유형인 ‘홈캠핑’, ‘베란다캠핑’, ‘옥상캠핑’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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