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리커창 "은행권 이익 250조원 포기하라" 지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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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0-06-1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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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경제살리기 최전선에서 총대 멘 中상업은행

  • 영세기업 대출 상환 연장, 무담보 대출 등으로 기업살리기 총력

  • 시티 "올해 중국 은행권 순익증가율 '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약 40년 만의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한 중국이 은행권에 이윤을 포기해서라도 대출을 늘려 기업을 지원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실상 은행을 중국 경제 살리기 최전선에 앞세운 모습이다.
 

리커창 총리. [아주경제DB]


◆中경제살리기 최전선에서 총대 멘 상업은행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주재로 17일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는 "은행권은 올해 기업을 위해 1조5000억 위안(약 256조원) 이익을 양보하라"며 상업은행들이 기업에 합리적으로 이익을 양보해 경제 펀더멘털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18일 중국 매일경제신문 등이 보도했다.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체 상업은행 순익이 약 2조 위안이었다. 지난해 순익의 약 4분의3을 기업을 위해 양보하라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대출 우대금리 지원, 중소 영세기업 대출 원리금 상환 연장, 중소기업 무담보 신용대출 지원, 은행 수수료 인하 등을 통해서다. 특히 중소기업에 대출을 제공한 은행들은 부실채권이 급증할 것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대거 쌓아야 한다. 이는 순익 감소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앞서 블룸버그도 소식통을 인용해 은보감회가 이미 중국 은행권에 올해 순익 증가율을 10% 미만으로 맞출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그만큼 중국이 코로나19 경제 충격이 심각하다는 걸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6.8%를 기록, 문화대혁명 이후 약 44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 올해 중국 은행권 순익 증가율 '제로' 예상

사실 코로나19 경제 충격 속 중국 상업은행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이미 예상됐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노골적으로 은행권 순익을 제한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블룸버그는 41조 달러 규모의 중국 은행권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은 기업을 떠받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 한해 중국 상업은행이 이익을 내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시티은행은 중국 상업은행의 영업이익과 순익 증가율이 올해 '제로(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1분기까지만 해도 상업은행의 순익 증가율은 평균 5%를 기록했다. 특히 상장은행보다는 자본력이 비교적 취약한 지역 중소은행들이 더 심각한 실적 악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UBS은행은 2021년까지 중국 경제 성장률이 연평균 4.8%에 달한다고 가정하면 중국 상업은행 순익이 평균 39%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심지어 만약 정부가 대출 상환 유예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부실채권 흡수로 순익이 70%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영세기업의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 원리금 상환을 내년 3월 31일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해줬다. 또 대출금 상환 연체로 자금 압박을 받는 지방 중소은행에 자금도 지원해주기로 했다. 

은보감회에 따르면 중국 상업은행은 지난 1분기말 기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은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를 위해 약 8800억 위안어치 대출 원리금 상환 만기를 연장해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은행권 부실채권은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1분기말 기준 중국 상업은행 부실채권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0.06%포인트 증가한 2.0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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