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활성화’vs‘숟가락 얹기’…서정진 회장 진단키트 진출 두고 의견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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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김태림 기자
입력 2020-06-1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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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부 업계 "대기업이 K방역 프리미엄 편승 시도…국내 中企 위축될 것"

  • 반대 측 "진단키트 부문 다양해 셀트리온이 주는 간섭 적어…시장 활성화 도움 기대"

  • 셀트리온 "의료취약 국가 우선 공급…수익보다 공동발전 추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연합뉴스]



셀트리온의 진단키트 시장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제 국산제품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의견과 중소기업들이 다져놓은 시장에 숟가락 얹기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국내 진단키트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활로를 찾은 진단키트 시장에 가세한 서정진 회장의 결단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셀트리온은 지난 16일 국내 진단전문업체들과 손잡고 코로나19 감염증(코로나19) 항원·항체 진단키트 제품을 이달 내 인증 완료하고 해외 공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서 회장이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3개월 내 자가검사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하겠다”고 한 말을 지킨 것이다.

그러자 17일 중소 업체들은 “그간 다져놓은 기술력으로 글로벌 진출에 나서고 있는데, 거대 자본력을 앞세운 셀트리온이 경쟁에 나선다면 되레 국내 업체는 위축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또 7월 해외공급을 앞둔 일부 제품이 공동개발 수준에 못미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셀트리온이 K방역 프리미엄의 수혜를 볼 욕심에 성급했다는 지적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제품은 진단전문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공동개발하고, 이달에 해외시장에 출시할 항체RDT의 경우는 셀트리온 브랜드를 붙여 나가는 형식"이라며 “연내 다양한 진단기기에 대한 공동개발도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업체 A사 관계자는 “전문진단키트 업체들이 만들어놓은 K방역이라는 프리미엄에 편승하려는 것 같은 의구심이 든다”며 “셀트리온 같은 거대 기업은 치료제·백신 개발 등에 더 집중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진출은 현대차그룹이 마스크를 만들겠다고 들어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셀트리온 같이 큰 규모를 가진 회사가 이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넌센스”라고 꼬집었다.

이에 반해 셀트리온의 진출이 국내 중소업계의 해외진출을 움츠러들게 만들기보다 K방역의 경쟁력을 더욱 널리 알려 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에 셀트리온과 손잡고 항체 신속진단(RDT)키트를 해외에 공급하는 휴마시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공동개발은 휴마시스에게 기회”라며 “지금까지는 동남아, 남미지역에 수출을 해왔는데 현재 국내 판매 시작과 미국 진출도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진단키트 시장을 중소기업과 대기업으로 구분지을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 사장은 탄력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면서 “세계적으로 상업성이 있다면 기업 규모로 나누기보다 바이오산업 전체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 진단키트가 단일제품이 아니라 여러 부문으로 나눠있어 셀트리온의 진출이 국내업체에 주는 간섭이 적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진단키트만 해도 항원 현장진단(POCT), 실시간 유전자 증폭(PT-PCR), RDT 등 다양하고 각 업체의 전문성이 달라 셀트리온이 국내 업계에 주는 충격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진단키트 해외공급이 수익보다는 의료취약 국가 지원에 무게를 뒀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의료기반이 취약한 국가에 우선 공급하는데 초첨을 뒀다”면서 “아울러 공동개발업체들의 글로벌 진출과 공동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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