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 中선전서 新BAT 입지 굳힌다

최예지 기자입력 : 2020-06-18 01:00
바이트댄스, 1853억원 들여 선전에 터잡아 텐센트 추진중인 '넷시티'와 도보로 20분 거리 틱톡에 목마른 바이트댄스...해외 사업 확장 '박차' 몸값 120조원까지 뛴 바이트댄스...新BAT 입지 확보

베이징에 위치한 바이트댄스 본사.[사진=바이트댄스]

"친구보다 적을 더 가까이 두라."

중국의 가장 유명한 병법서인 손자병법(孫子兵法)에 나오는 구절이다. 친구보다 오히려 적이 더 쓸모 있을 때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적과 함께 있으면 항상 긴장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극받고 성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콘텐츠 스타트업 바이트댄스(ByteDance·字節跳動)의 최근 행보와 딱 들어맞는 구절이기도 하다. 지난 15일 바이트댄스는 '라이벌'로 손꼽히는 중국 정보통신(IT) 공룡 텐센트(텅쉰·騰迅) 인근으로 터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벌' 텐센트와 이웃사촌··· 도보로 20분 거리

이번에 바이트댄스가 둥지를 틀려는 곳은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국의 대표적 혁신도시 선전(深圳) 남부에 위치한 웨하이(粵海)거리다.

'미국이 대항하는 것은 중국이 아니라 선전의 웨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화웨이(華為)·텐센트·비야디(比亞迪) 등 내로라하는 중국 기업들이 웨하이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2019년 4월 기준 웨하이거리에 위치한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 총합은 4조8500만 위안(약 686조원)에 달했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상장된 기업 시총 총합(5조3000만 위안)과 맞먹는 수준이다.

중국 대표 테크 전문 매체 36커(36氪)는 선전시 토지·부동산거래센터를 인용, 바이트댄스 산하의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가 10억8200만 위안(약 1853억원)을 들여 6만2600㎡ 규모의 부지를 30년 기한으로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선전시 토지·부동산거래센터는 고지문을 통해 '모바일 콘텐츠와 온라인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 모바일 인터넷의 혁신적 애플리케이션(앱)과 산업화를 위한 토지 이용'을 조건으로 관련 부지를 바이트댄스 측에 임대했다고 밝혔다.

진르터우탸오는 웨하이거리에 바이트댄스 대만구 본부 건물을 세울 계획이다. 중국의 새로운 경제핵심구로 떠오르고 있는 '웨강아오(粤港澳) 대만구(大灣區)'에서, 그것도 핵심 기업이 밀집된 '노른자' 땅에서 글로벌화 경쟁력을 갖춘 연구개발 센터를 세워 응용모델 혁신과 알고리즘 등 인공지능(AI) 핵심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다.

이로써 바이트댄스는 텐센트, 알리바바(阿裏巴巴)와 '이웃사촌'이 되는 셈이다. 심지어 텐센트가 추진 중인 '넷시티'와는 불과 3㎞ 거리(도보로 20분 거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시장은 알리바바의 알리센터와 텐센트의 넷시티, 바이트댄스의 바이트댄스 대만구 본부를 지도상에서 연결하면 삼각형을 이룬다며, IT 시장의 '황금 삼각지대(골든 트라이앵글)'로 부르기도 했다.
 

[그래픽=아주경제.]

베이징(北京)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가 웨하이거리에 바이트댄스 대만구 본부를 건설하기로 한 것은 텐센트의 아성에 도전하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CNN은 글로벌 설계회사인 MBBJ를 인용, 텐센트가 선전에 총 200만㎡ 규모의 넷시티를 건설하기로 하고 올해 말에 공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텐센트의 심장부 역할을 할 새 업무용 빌딩과 주거시설, 학교,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는 넷시티는 차 없는 미래 녹색도시로 조성될 예정이다. 

◆틱톡에도 목마른 바이트댄스··· 해외 사업 확장 '가속화'

바이트댄스는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엔 싱가포르에서 현지 인터넷 은행 사업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아시아 금융 중심지인 싱가포르에서 인터넷은행 라이선스 입찰에 도전했다"며 "자산 규모로 동남아시아 2위의 은행인 OCBC은행 창업가 집안 '리 패밀리'와 손잡고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바이트댄스, 알리바바의 금융회사인 앤트파이낸셜, 샤오미 등 다수 기업이 싱가포르 인터넷은행 사업을 따기 위해 경쟁한다고 나선 상태다. 싱가포르 정부는 연말까지 5개 인터넷은행 라이선스를 발행할 계획이다.

FT는 "바이트댄스는 앞서 홍콩에서도 인터넷은행 사업을 모색했다"며 "중국 거대 기업이 싱가포르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바이트댄스는 주요 시장인 인도에서도 사업을 더 확대하고 나섰다. 인도에 두 번째 법인을 내서 쇼트클립(짧은 동영상) 동영상 앱 '틱톡(TikTok)' 등 전 세계에 서비스되는 모든 자사 플랫폼들에 IT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장이밍(張一鳴) 바이트댄스 창업자. [사진=인민망]

◆몸값 120조원까지 뛴 바이트댄스··· 新 BAT 입지 굳힌다

이처럼 바이트댄스가 쉬지 않고 열심히 달리는 이유가 '신(新) BAT'에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상 BAT는 중국을 대표하는 IT기업 3인방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말한다. 하지만 최근엔 'B'가 바이두가 아닌 바이트댄스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바이트댄스는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틱톡을 등에 업고 세계 비상장 스타트업 중 최고의 가치를 자랑하며 바이두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바이트댄스는 바이트댄스 대만구 본사를 통해 IT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질 방침이다.

바이트댄스는 비상장·비공개 기업으로 실적 공시 의무가 없다. 특정 투자은행이나 펀드가 출자할 때 평가된 주식가치를 바탕으로 시가총액이 평가되곤 한다. 또 장외에서 비공식적으로 거래되는 가격이 기업가치의 기준이 된다.

지난달 기준 바이트댄스의 장외가치가 1000억 달러(약 121조원)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년 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30억 달러를 투자받았을 때 기업가치(750억 달러)보다 250억 달러 불어난 규모다. 코로나19 사태에도 꾸준히 광고 매출을 올리고 있는 부분이 고평가됐다는 분석이다.

바이트댄스는 최근 중국 IT 업계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인 장이밍(張一鳴) 창업자가 2012년 3월 베이징에서 창업했다. 장 창업자는 1983년생으로 톈진 난카이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학과 출신의 IT 엘리트다. 바이트댄스는 틱톡, 진르터우탸오를 출시하며 중국 소셜 생태계를 장악하고, 바이두(百度)를 위협하는 검색엔진 서비스를 출시해 사업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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