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래의 소원수리] 北, 남북연락사무소 폭파하는데... 정경두, 장병 철모·방탄복 입혀 유해발굴 보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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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0-06-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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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무장 지대(DMZ) '요새화' 선언 북한,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 9.19 군사합의에 발목잡힌 국방부, 유해발굴 중단 관련 "확인해 보겠다" 말 아껴

북한이 대적(對敵)사업 보복, 비무장 지대(DMZ) '요새화' 등 연일 남한을 위협하고 있지만, '9·19 군사합의'로 DMZ 유해발굴 사업에 동원된 장병들에 대한 안전 대책은 철모, 방탄복 이외에 추가된 것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도 유해발굴 태스크포스(TF)장을 맡고 있는 이상철 육군5사단장은 "유해발굴을 통해 한반도 평화 씨앗 뿌린다"며 임무의 당위성만을 주장하고 있다.

국방부(장관 정경두) 역시 "한반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유해발굴 중단 등에 대해서는 "확인해 보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9·19 군사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정부 기조에 역행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확답을 못하는 것"이라며 "(유해발굴에 동원된) 장병들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북한의 위협에 노출됐지만, 역설적으로 국방부는 장병들을 지키기 위해 아무런 결정권이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시계를 잠시 '북한군 GP 총격 사태'(지난 5월 3일 발생) 때로 돌려보자.

당시 군 당국은 북한의 총격이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우발적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근거로 △우리 군이 두 차례 대응사격을 했음에도 북한군이 아무 반응하지 않은 점 △북한 GP 근처의 영농지에서 일상적인 영농활동이 지속된 점 △총격 뒤에도 북한군이 철모도 안 쓰고 돌아다닌 점 등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북한군의 총격이 정확하게 우리 군의 GP를 정확히 타격했다. 북한은 한달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GP 총격 사태에 대해 묵묵부답,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에는 육군 5사단뿐만 아니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지상작전사령부 특수기동지원여단 장병들도 참여하고 있다.

그 어느 때 보다 한반도 긴장감이 최고조인 지금, '북한군 GP 총격 사태'를 상기하면 DMZ에서 '전술 훈련'도 아니고 '경계 임무'도 아닌 유해발굴을 위해 더이상 장병들을 내몰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합참의 표현대로라면 '우발적'으로 우리 장병들이 총탄에 피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이날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남북연락사무소는 2018년 9월 14일 개성공단 내에 문 열었다. 앞서 2005년 연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의 건물을 개·보수한 것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폭파를 공개 경고한 바 있다.

"유해발굴을 통해 한반도 평화 씨앗 뿌린다"는 이상철 육군5사단장의 발언에, 북한은 9.19남북군사합의는 폐기됐다는 의미로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셈이다.

유해발굴을 통해 육군의 3대 핵심가치 중 하나인 '위국헌신'을 몸소 느낀다는 이상철 육군5사단장의 생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는가.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 묻는다. 유해발굴을 위해 장병들을 DMZ로 보내야 할 이유가 아직도 있는가.
 

유해발굴 장면[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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