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누드 비치'에선 마스크도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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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재 기자
입력 2020-06-0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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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올해 선탠 자국을 다른 곳에서 보게 될 것”

프랑스의 카프다그 해변, 크로아티아의 로크룸 섬,  스페인의 이비자 섬, 미국 플로리다의 사이프레스 코브.

이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 관광지이다. 빼어난 절경도 절경이지만, 이들에겐 한 가지 특별한 공통점이 있다. 모든 방문객이 어떤 옷도 입어선 안된다. 이들이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누드 비치'라는 점은 절대 지나쳐선 안될 사실이다. 때문에 혹자에겐 파격적이거나, 남사스럽거나, 혹은 '소리없는 호기심'의 대상으로서 여름 휴가철마다 어떤 의도로든 여행 목적지에 한번 씩은 오르내리는 곳들이기도 하다. 

'누드 비치'는 인간이 즐거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이것들을 버리고 자연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에 일부 나체 주의자(Nudists)들에 의해 1950년대에 프랑스 해변을 따라 시작되었다고 하며, 미국과 독일 등 세계 각국의 여러 곳에 존재한다. 

누드 비치의 종류와 룰도 다양하다. 세부적으로는 개인 선택에 따라 옷을 벗을 수도 있는 해변, 전부 옷을 벗어야만 하는 해변 등 그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다만, 유럽이나 호주의 경우 여성이 상의만 탈의하고 다니는 '토플리스 비치(Topless Beach)'는 누디스트 비치로 쳐주지 않는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누드 비치는 '옷을 입은 사람'이 '옷을 입지 않은 사람'을 대놓고 구경하거나 접근하는 행동은 엄격히 금지하는 것을 핵심 규칙으로 내걸고 있다. 때문에 누드 비치는 당당히 옷을 벗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이들이 오히려 부끄러워지는 곳이 된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과 함께 누드 비치는 짧지만 묵직한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누드비치에선 마스크도 벗어야 하는가'
 

[게티이미지뱅크가 제공하는 이미지 속 묘령의 외국 여성이 숨 막히는 바캉스 룩을 선보이고 있다. 문자 그대로 숨 쉬기가 정말 힘들어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론부터 말하자면 '써야 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의 누드 리조트들이 옷은 벗고 마스크를 쓰도록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플로리다의 ‘사이프러스 코브'의 누드 리조트는 테니스를 치거나 골프를 칠 때 예전처럼 누드로 칠 수 있다. 그러나 이 리조트는 최근 공공 장소에선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이 리조트에 24년째 살고 있는 로 오스하임(72)씨는 “일부 주민들은 (마스크를 쓰는) 일시적인 규제에 불만을 표시했지만, 나는 골프를 다시 칠 수 있다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마스크를 쓰면 평소처럼 누드로 골프를 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누드 해변에 입장하는 관광객들. 네티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사뭇 유감스럽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WP는 ‘히든 레이크’와 다른 누드 리조트들도 5월 중순 이후 재개장에 들어가면서 일부 규정을 바꿨다고 전했다. 아무것도 입지 않고 리조트를 돌아다닐 수 있지만 마스크는 반드시 쓰도록 했다는 것이다. 미국 누드 레크레이션협회의 에리히 슈타우프 이사는 “우리는 올해 선탠 자국을 다른 곳에서 보게 될 것”이라며 농을 던지기도 했다. 슈타투프 이사의 말처럼 과연 올 여름엔 마스크를 쓴 입주변만 하얗게 남긴 채 온 몸을 다갈빛으로 태닝한 인파들을 실제로 보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는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체코에서도 누드 비치에서 선탠을 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경찰이 마스크를 쓸 것을 요구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옷은 벗어도 되지만 정부의 정책은 따라야 한다”며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쓸 것을 요구했다고 CNN 등은 당시 보도했다. 코로나19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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