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대란 속 죽어가는 지구] ① 플라스틱 천국, 지구인의 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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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20-06-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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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우리나라 플라스틱 컵 33억개 사용

  • 코로나19 여파로 고개드는 플라스틱 컵...환경 캠페인 무용지물

하와이 제도 미드웨이 환초 일대는 미국 해양국립기념물의 일부분으로 유네스코 세계 복합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그러나 주로 서식하는 앨버트로스는 플라스틱을 먹고 목숨을 잃어간다. 이곳은 포식자가 없어 바닷새의 천국으로 불리지만, 갈수록 플라스틱 천국으로 바뀌고 있다.

더구나 미드웨이 환초 곳곳에 널려있는 바닷새의 부패한 사체에서는 깃털과 뼈 사이로 플라스틱 병뚜껑과 칫솔, 담배꽁초 등이 발견된다. 

캐나다의 북극해에 서식하는 흰돌고래의 위 안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환경 연구 기관인 '오션와이즈'는 지난해 말께 북극해 연안에서 채취한 7마리의 흰돌고래 위장 내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 전체 대상 검체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대란은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다. 갈수록 늘어나는 플라스틱에 일부 생물은 멸종 위기에 도달하기도 했고, 인간의 생명까지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는 플라스틱 사용이 문제다.

올해 초 발간된 그린피스의 '일회용의 유혹, 플라스틱 대한민국'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한국에서 사용된 비닐봉지는 235억개(46만9천200t), 페트병 49억개(7만1천400t), 플라스틱 컵 33억개(4만5천900t)에 달한다.

한국인이 1년에 사용하는 비닐봉지는 한반도를 70%가량 덮을 수 있는 양으로 집계됐다. 플라스틱 컵을 쌓으면 지구에서 달까지 닿을 정도다. 페트병을 세우면 지구 10.6바퀴를 두를 수 있다. 인구수로 나누면 1인당 연평균 비닐봉지 460개(9.2㎏), 페트병 96개(1.4㎏), 플라스틱 컵 65개(0.9㎏)를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 비율이 높은 생활계 폐기물 발생량을 보더라도 2013년 208만t에서 2017년 298만t으로 43%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플라스틱 컵을 주로 사용해온 카페 중 일부는 그동안 개인용 음료 용기를 가져오면 할인 서비스를 해주는 등 플라스틱 컵 사용을 줄이는 데 동참해오기도 했다. 스타벅스의 경우에는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고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히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다시 사용하기도 해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 아니냐는 시선도 포착된다.

한 시민은 "코로나19로 또다시 일회용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그동안 플라스틱을 줄여나가자던 캠페인도 코로나19 앞에서 무용지물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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