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신현영 "지속 가능한 'K-방역' 필요…관련 법안 시리즈로 낼 것“

최신형 정치팀 팀장입력 : 2020-06-08 00:00
'의사 출신 '신현영 민주당 의원 인터뷰 질본 '청' 승격 정부조직법 개정안 발의 고위험군 환자 관리·의료진 번아웃 등 '감염병 대응 시스템' 보완할 점 많아 원격의료, 대형 아닌 '동네 병원'부터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21대 국회에서 입법과 정책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처음의 설렘···.' 첫 시작은 언제나 설렌다. 탄생은 그 자체로 신비롭다. 첫 입학은 대견함 그 자체다. 첫사랑은 설렘과 두근거림, 그리움 등 모든 감정의 복합체다. '첫'이라는 관형사만큼 화자의 주관적 감정을 보여주는 음절은 단연코 없다.

'첫'이란 주제에 꼭 들어맞는 제21대 국회 초선 의원은 누구일까. 전례 없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치른 4·15 총선.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맨 처음 떠올랐다.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출신인 신 의원은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1번'을 부여받고 4·15 총선에 출격했다. 신 의원은 지난해 '제1회 한·미 젊은 의학자 학술상'을 받았다.

'21대 국회 1호 법안' 타이틀은 같은 당 박광온 의원에게 간발의 차로 뺏겼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연설에서 언급했던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 등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21대 국회 '2호 법안'으로 등록시켰다. 

그래서 궁금했다.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으로 찾아갔다. 신 의원은 제도권 정치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코로나19로 보건정책 수립의 중요성이 급부상했을 때 국회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코로나19 때 K-방역이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떠올랐지만, 상시적 인력 확보 등 '선진화된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뜨거운 감자인 '원격의료'에 대해선 "대형병원부터 도입하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의사와 교수를 거친 신 의원은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과 한국여자의사회 법제이사 등을 역임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온 셈이다. 문득 궁금했다. 지금껏 '신현영'을 이끈 좌우명은 무엇일까. 대담 중 처음으로 5초간 곰곰이 생각하더니, "무리하지 말자"라고 말했다.

'평소에 모든 일에 열정을 갖고 드라이브를 거는 스타일인 것 같다'고 하자, 신 의원은 웃으며 부인하지 않았다. 역대 국회 때마다 의사 출신 정치인은 스타급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외과 의사 출신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19대 국회 때 입법부 수장 자리까지 올랐다. 치과의사 출신의 전현희 전 의원, 가톨릭대 의학 박사인 문정림 전 의원은 민주당과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의 원내대변인을 지냈다. 치과 의사였던 김영환 전 의원도 국민의 정부 시절 제3대 과학기술부 장관 자리에 올랐다.

신 의원은 어떨까. 유리천장 깨기 도전에 나선 신 의원에게도 첫 국회의원의 길은 '겨울잠 속에 안주하려는 나를 흔들어 깨우는 촉진제'로 작용하리라. 아무리 고단하고 힘들어도 '겨울 뒤에 오는 봄'처럼. 다음은 신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난 주류가 아니었다···사회적 약자 도울 것"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사회적 약자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총선이 끝나고 제21대 국회가 문을 열었다. 전례 없는 위기인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제도권 정치에 입문, 다른 초선과는 다른 막중한 책임감이 있을 것 같다.

"코로나19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도권 쪽에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우려할 부분이 많다. 엄중한 상황이다. 의료감염병 대응을 위해 안전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중차대한 책임감이 있다."

-평생 의사로, 교수로 살아오면서 제도권 정치에 입문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언제 처음, 어떤 계기로 4·15 총선 출마를 결심했나.

"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회, 여의사협회 등 활동을 하면서 보건의료는 '의사가 열심히 환자를 보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고 올바른 보건의료 정책, 의료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올바른 보건 정책 수립의 중요성이 급부상했을 때 국회에 들어가서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치열하게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의사 신현영'은 어떤 사람인가.

"의료계는 보수적이다. 수직상하 관계나 기득권 체제도 있었다. 항상 주류에 들지는 못했던 것 같다. 대신 주변부 활동을 했다. 사회가 변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 의료계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단적으로 보건의료계에서 약자 및 소수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대변할 수 있는 역할을 했었다."

-의료계의 어떤 부분을 선진 시스템화하고 싶나.

"양성평등 문제를 비롯해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에는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 또 의료계는 다른 집단보다 늦게 변하는 속성이 있다. 인턴·레지던트의 과로 문제나 인권, 근무환경, 처우 등이 개선돼야 한다."

◆"브랜드가 된 K-방역··· 성찰할 부분 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와 정치인의 가장 큰 차이점을 묻자, "정치는 협력하고 연대하고 설득해 나가는 과정의 업무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의료계를 거쳐 어느덧 입법부까지 왔다. 의료계와 정치, 두 집단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직 국회에 온 지 일주일밖에 안 됐다. 분위기를 파악 중이다(웃음). 의사 때는 인수·인계장이 있어서 인수·인계장대로 움직이면 1년 후, 2년 후의 미래가 딱 보인다. 할 일이 정해져 있어서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회는 안갯속을 뚫고 나가는 느낌이 든다. 법안 발의와 토론회를 해보니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결국 협력하고 연대하고 설득해 나가는 과정의 업무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코로나19 초기에 이렇게 전 세계로 확산할 것이라고 직감했나.

"사실 예측하기 어려웠다. 무증상 감염, 전파력 등 우리가 몰랐던 것들이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됐다.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이것은 인류 역사에서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우리는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 앞으로 또 다른 바이러스나 감염병이 출몰할 수 있다."

-코로나19 과정에서 한국의 K-방역이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많은 분들이 미국, 유럽, 일본보다 높은 수준의 의료 환경에 대해 놀라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깊게 논의하고 성찰할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가 감염병에 빨리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의료진의 의학 수준이 높았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비판 받아온 '3분 진료'를 하면서 하루에 100명씩 환자를 보던 것들이 역설적으로 감염병 사태에서 효과를 봤다. 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여러 가지 진단 검사장비나 감염병 대응 시스템이 갖춰졌기 때문에 K-방역이 인정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면에는 수많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어떤 것이 있는가.

"실제 처음에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을 때 대구 현장에서는 고위험군 환자들이 입원을 못 해서 사망으로 연결되는 케이스가 상당히 나왔다. 전원 조정시스템이 열악했기 때문에 의사 개인 인맥을 통해 입원시킬 수밖에 없었다. 의료진들이 번아웃(무기력)되거나, 병원들이 충분한 보상을 못 받고 경영이 어려워지면 어느 순간 와해될 수 있다. K-방역이 훌륭하기는 하지만,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가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1호 법안으로 질병관리본부 '청' 승격, 복지부 '복수차관제' 등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냈다.

"과거 메르스 때도 감염병 대응 시스템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는 있었지만,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 문제나 복지부의 복수차관제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질병관리본부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이번에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감염병 1호 법안으로 한 것이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원격의료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대형병원부터 시작하면 안 된다"고 부연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원격의료, 대형병원 아닌 일차 의료부터"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대규모 의료 토론회를 개최했다. 어떤 의미가 있나.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의학적 자문을 했던 8개 단체가 모였다. 감염학회, 응급의학회, 중환자의학회 등 이번에 코로나 사태 때 현장에서 헌신하고 희생하신 전문가들의 모임이다. 이분들은 실제 K-방역에 대해 긍정적으로 얘기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현장에 계셨기 때문에 문제점에 대해서 더 많은 지적을 해주셨다."

-원격의료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이 문제는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섣부르게 원격의료를 의료민영화·영리법인 허용과 연결하면 한 발짝도 못 나간다. 우선 단순히 원격의료 이슈는 아닌 것 같다. 비대면 진료 같은 경우 감염병 사태 때 감염병 노출을 최소화하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안전한 진료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정보통신(IT)을 의료기술에 접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이슈가 된 것으로 본다."

-원격의료가 도입되면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가속할 수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그래서 대형병원부터 시작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를 시작한다고 한다면 1차 의료를 담당하는 동네 의원에서 환자들을 잘 케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시작이 돼야 한다. 특히 지역에 있는 주민들의 건강관리는 지역에 있는 일차 의료 의사들이 주도해서 하는 게 맞는다. 상급은 중증 환자 중심으로 되고 일차 의료에서는 건강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의협은 기본적으로 원격의료 도입에 반대하지 않나.

"2014년 의사협회에 있을 당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원격의료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보완이나 안전성 문제, 효율성에 대한 조사 없이 무리하게 추진했다. 당시에는 서비스특별산업발전법을 명분으로 중소기업 등이 강하게 움직였다. 비대면이든 원격의료든 정말 필요하다면 보건의료계에서 먼저 드라이브를 걸고 시작해야 한다. 또 의료진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21대 국회에서 꼭 내고 싶은 법안이나 정책 대안이 있다면.

"감염병에 대응하는 내용의 1호 법안이 나오기도 했지만, 앞으로 시리즈로 준비할 예정이다. 감염병 관련 법안이 코로나 시대에서 제일 중요할 것 같다. 이른바 지속 가능한 감염병 대응 시스템을 만드는 게 21대 국회에서의 최우선 과제다."

[대담=최신형 정치팀장, 정리=신승훈 기자]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속 가능한 감염병 대응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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