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환율전쟁 서막] 힘겨루기 본격화···흔들리는 외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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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6-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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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책임론 이어 홍콩보안법 놓고 갈등···중국, 위안화 평가 절하로 강공

[사진=AP·연합뉴스 제공]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이 강도 높은 제재를 경고하자 중국은 위안화 평가 절하를 통해 환율전쟁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무역전쟁에 이어 환율전쟁까지 벌어질 경우 우리나라가 입을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전체회의 폐막일인 지난달 28일 홍콩보안법 초안을 의결했다. 홍콩보안법은 홍콩에 정보기관을 세워 반(反)중국 행위를 막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시행시기는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됐다. 외신에 따르면 오는 8월에 홍콩보안법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통상적으로 전인대에서 통과된 법안이 발효되려면 6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것에 비하면, 중국에서 홍콩보안법을 매우 발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중국의 행동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처리 강행 보복 조치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콩보안법 제정 강행은 중국이 홍콩의 자치권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홍콩이 더는 우리가 제공한 특별대우를 보장할 정도로 충분히 자치적이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무역전쟁으로 충돌했던 두 나라의 공방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에 이어 홍콩보안법 문제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에 중국도 반격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29일 달러대비 위안화 중간(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05% 오른 7.131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중이던 2008년 2월 28일 이후 1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또 올려 위안화를 추가 평가절하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의 다음 지지점이 7.2위안 수준을 넘어 7.5위안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외환시장은 개방시장이 아닌 만큼, 중국 역내시장에서 위안화의 자유로운 수요 공급에 의한 시장거래는 불가능하며, 인민은행 고시환율에 의한 교환만 가능하다.

위안화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중국이 해외에서 같은 물건을 팔더라도 더 많은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는 무역수지의 역전을 불러일으켜 미국 등 다른 나라와의 환율을 둘러싼 긴장을 야기할 수 있다.

문제는 미·중 갈등이 우리나라 경제에 있어 코로나19보다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강력한 '대중(對中) 제재' 발표 등으로 환율전쟁이 본격화된다면 원·달러 환율 역시 극심한 변동성에 휘둘릴 수 있다.

실제 지난달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40원대 진입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으로 가까스로 환율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극심한 변동성에 휘말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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