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홀대 받는 게임산업, 인식 개선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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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0-05-2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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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은 전통산업에 비해 홀대를 받을 게 아니라 우대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14일 국내 주요 게임사 대표들과 만나 한 얘기다. 게임업계 진흥을 맡은 정부부처 수장의 입에서 ‘게임산업 홀대론’이 나온 것을 보면 “우린 늘 찬밥 신세였다”는 게임업계의 주장이 엄살은 아닌 모양이다.

게임업계를 보는 시선은 늘 곱지 않았다. 한국에서 PC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부터 각종 모바일 기기가 등장한 현재까지, 자녀를 둔 학부모는 PC와 스마트폰을 온종일 붙잡고 게임을 하는 자녀들의 행동이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2011년 심야에 청소년들의 온라인게임 접속을 막는 ‘셧다운제’가 도입된 것도 이같은 인식에서 시작됐고,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인식의 차이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기기·콘텐츠에 익숙한 세대들은 게임을 하나의 문화, 여가생활로 받아들이지만, 게임을 제대로 접해보지 않은 다수의 학부모, 장년 이상의 세대는 게임을 하나의 콘텐츠로 인정하지 않는다. 인식의 격차를 줄이는 것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다행인 건 5G 상용화와 블록체인,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게임산업이 재조명받고 있다는 점이다. 5G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국내외 IT업계엔 ‘클라우드 게임’ 바람이 불었다. 5G와 클라우드 기술이 접목된 클라우드 게임은 서버에 저장된 게임을 실시간으로 즐기는 게임을 말한다. 고사양 PC나 콘솔 없이 게임을 할 수 있고,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특징이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구글 스타디아’를 선보였고,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도 지난해 각각 ‘엑스클라우드’, ‘스타트’라는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내놓았다. 국내 이동통신 3사 또한 5G 상용화 초기에 제공할 서비스로 게임을 택했다. AI와 블록체인이 적용된 게임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각종 첨단 기술이 접목되면서, 게임산업은 기술 발전의 선두에 서게 됐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도 게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있다. 일본 닌텐도의 휴대용 콘솔 ‘닌텐도 스위치’에서 구동되는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코로나 블루(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우울증을 뜻하는 신조어)’ 극복을 돕는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지정하려는 WHO도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게임 이용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게임산업은 자동차, 서비스업 등 전통산업보다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내고, 국내 무역수지 흑자의 8.8%(2018년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효자 산업이다.

여기에 더해 시간이 지나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국내외 주류층으로 성장하면 게임에 대한 막연한 편견과 부정적인 시각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인식 개선은 시간문제다. 
 

[IT과학부 정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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