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는 사회]中, 디지털화폐 개발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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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5-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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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부 지역서 공식 테스트... 전자지갑 사진 유출도 수차례

  • 정식 발행 임박설 제기돼... 코로나19가 발행 앞당겨

  • 美 달러 패권 위협도 커져... '디지털화폐 전쟁'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본격적인 발행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공식적인 시범 테스트에 들어갔을 뿐 아니라, 디지털 위안화 전자지갑 화면이 담긴 사진이 온라인상에 잇달아 유출되면서다.

이에 따라 중국 디지털화폐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행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월가에서는 중국의 CBDC 발행이 미국의 달러 패권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코로나19로 中 CBDC 발행 시기 앞당겨질까

“디지털화폐는 코로나19 타격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이 내놓고 있는 경기 부양책의 이행을 도울 수 있습니다.”

중국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인 차오인은 26일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블록체인 기반인 디지털화폐는 추적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기업을 쉽게 파악하고 돈이 그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돕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코로나19 책임론으로 촉발된 미·중 갈등도 중국의 디지털화폐 발행 시기를 단축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차오인은 “미국 상무부가 아직은 중국의 금융기업이나 기관을 거래제한명단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계속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는 위안화의 국제적 지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중국 당국이 디지털화폐 발행을 서두르게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그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결국엔 코로나19 사태가 중국의 CBDC 발행을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중국은 올 들어 CBDC 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중국 온라인 상에는 내부 테스트 중인 농업은행의 법정 디지털 화폐 전자지갑이 유출됐었다. 법정 디지털 화폐 전자지갑 실물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유출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 디지털화폐 연구소는 곧바로 선전, 쑤저우, 슝안신구, 청두 등 4개 도시에서 CBDC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인민은행이 스타벅스, 맥도날드, 서브웨이 등 글로벌 소매 업체와 중국 기업 19곳을 CBDC 소액거래 기업 목록에 올렸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달에는 건설은행의 디지털화폐 전자지갑 사진까지 유출됐다. 유출된 사진을 통해 본 디지털화폐의 기능은 충전, 계좌이체, 카드, 지불, QR코드 스캔 등의 기본적인 수준으로 파악됐다.

다만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알려진 디지털화폐 테스트는 아직 빙산의 일각이며 더 많은 기능이 철저한 보안 속에서 테스트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디지털화폐, 편의성 입증되면 달러 위협할 수도"

이처럼 최근 몇 달 사이 중국 CBDC 발행 관련 소식이 쏟아지면서 정식발행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중국이 지난 2014년 디지털화폐 연구팀을 구성한 후 지난 6년간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속도다.

다만 CBDC가 미국의 달러 패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이 디지털화폐에 큰 관심을 안 두고 있는 사이 중국 위안화의 국제적 입지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중국의 CBDC 발행이 미국의 달러 패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통해 "CBDC가 당장 지급준비 화폐로서 달러가 지니고 있는 지위를 흔들 순 없지만, 무역 결제나 국제송금 등에서 편의성이 입증되면 달러의 지위를 점차 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적극적인 디지털화폐 발행 움직임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과 중국 간 디지털화폐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은 달러에 대적하기엔 한참 멀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중국 경제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하지만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1월 기준 위안화의 국제결제비중은 1.65%에 불과, 달러의 40%에 크게 못 미친다.
 

중국 온라인상에 유출된 디지털화폐 전자 지갑 사진 [사진=웨이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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