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박원녕 '엔젤스윙' 대표 "클릭 몇 번에 측량하는 세상, 우리가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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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0-05-2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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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29일 '버전 2.0' 론칭...사용감, 3차원 환경 보다 정교하게

박원녕 엔젤스윙 대표[사진 = 엔젤스윙]

"엔젤스윙을 한 번 써본 회사는 엔젤스윙 없이는 다신 시공 현장에 못 간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드론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하는 콘테크(Con-Tech·Construction Technology) 기업 '엔젤스윙'의 박원녕 대표는 오는 29일 '버전 2.0' 론칭을 앞두고 25일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박원녕 대표는 20대의 젊은 나이에 촉망받는 스타트업을 이끄는 대표가 됐다. 대학 4학년 휴학 상태로 창업에 뛰어들 만큼 자유분방한 성격을 지녔지만, 그러면서도 사회적 기업가로서의 책임감을 겸비해 일찍이 주목받았다. 직원들 사이에선 '박 대표'보다는 '피터(Peter)'로 불린다.

박 대표의 자부심은 근거가 있다. 아직 '콘테크'라는 산업분야가 일반에 익숙한 개념으로 자리잡기 전인데도, 두 수 앞을 내다보는 업체들은 엔젤스윙의 솔루션을 앞다퉈 적용하고 있다. 10대 건설사의 60% 이상이 엔젤스윙의 제품을 쓰고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엔젤스윙은 코로나19로 영업상 어려움을 겪는 중에도 지난해 계약액의 두 배가량을 이미 돌파했다. 최근에는 국내 글로벌 업체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넥스트 스텝을 위한 실탄을 장전했다.

건설사들이 엔젤스윙에 열광하는 이유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시공 관련 업무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했기 때문이다. 엔젤스윙은 드론으로 찍은 고해상도 건설현장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발로 뛰지 않고도 '측량'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간이 기존의 30분의1로 줄어들고 비용도 10분의1로 낮아졌다.

박 대표는 "콘테크는 프롭테크의 프롭(부동산)을 짓기 위한 콘스트럭션(건설) 자체를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고 빠르게 하는 기술"이라며 "엔젤스윙의 솔루션은 직접 하면 1~2주 소요될 측량작업을 몇 시간 만에 할 수 있도록 한 '대전환'이었다"고 했다.

새로 선보이는 버전 2.0은 기존 서비스를 보다 쉽게 조작할 수 있게끔 사용감 개선에 공을 들인 제품이다. '3차원 환경'도 보다 정교하게 구현했다. 프로그램 좌측 상단에 자리잡은 '달력'을 클릭하면 날짜별 측량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다. 기존 프로그램이 x, y, z축으로 이뤄진 3D 환경을 구현한 거라면, 버전 2.0에는 시간(time)을 의미하는 t축이 더해졌다는 설명이다.
 

'버전 1.0'[사진 = 엔젤스윙]

'버전 2.0'[사진 = 엔젤스윙]

박 대표는 "날짜마다 현장이 어떻게 달라져 가는지 보다 쉽게 살필 수 있게 됐다는 게 버전 2.0의 핵심"이라며 "단순 '보여주기'를 넘어 '측정하기'까지 정교하게 구현했고, 다음 스텝으로 '인사이트' 제공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실시간성 강화 등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단계까지 나아간다는 의미다.

지금은 '드론 데이터'만 수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드론뿐 아니라 다양한 센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드론이란 건 좋은 도구지만, 건설현장에선 드론뿐 아니라 여러 장비를 쓴다"며 "최근 건설현장에서 레이저 스캐너, 360도 카메라 등 다양한 장비들이 많이 활용되는데, 이런 장비 기반의 데이터를 담아내는 제품을 만드는 게 앞으로 풀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드론 데이터를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은 엔젤스윙 외에도 존재하지만, 엔젤스윙은 이런 플랫폼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접근성' 그리고 '사용감'을 개선하는 데 특히 많은 공을 들였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박 대표는 "아무리 좋은 툴이라도 많이 배워서 해야 한다면 전문가의 전유물이 돼버린다"며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UX(User Experience·사용자 경험)나 UI(User Interface·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할 뿐 아니라, 개선 이후에도 유저들을 지속 모니터링해 서비스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게 주된 업무"라고 했다.

버전 2.0을 내놓기 전에도 철저한 베타 테스트를 거쳤다. 박 대표는 "직접 고객사에 찾아가 유저의 표정과 생각을 파악했다. 유저의 베타 테스팅 과정을 모니터링하며 이슈가 없는지도 체크했다"며 "고객사 3분의1가량을 대상으로 했고, 대부분 '더 좋아졌다'고 호평해 주셨다. 우려도 있었는데 다행스럽고 감사했다"고 회고했다.

엔젤스윙은 2016년 창립 당시 사회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소셜벤처' 업체로 출발했다. 현재는 콘테크 분야의 선두에서 달리고 있지만,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가가 되겠다는 박 대표의 다짐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환경오염 현장, 재난 현장에 엔젤스윙의 기술을 계속 활용할 것이다. 기술로 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방향성은 변함이 없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이를 비즈니스와 연결해 매출까지 발생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가 녹록지 않아, 우선은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킬 만큼의 수요를 창출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은)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또 "사회간접자본은 제3세계나 개도국에도 들어가는데, 공기를 단축한다는 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느냐"며 "콘테크 분야와 사회적 책임이 무관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엔젤스윙은 현재 월드뱅크와 협업, 캄보디아 쓰레기산을 모니터링하는 데 자사의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쓰레기산의 부피·면적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피고, 그 주변 환경이 쓰레기산으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는지 분석하는 데 도움을 준다.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지역에 재난이 발생했을 때 드론 매핑을 통해 도움을 준 인연을 기반 삼아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인 BNPB와도 여전히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탄탄한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는 만큼, 올해부터 인도네시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박 대표는 "일부 구성원들은 '초기에 재난 쪽에 집중하다 생뚱맞게 건설로 전향하느냐'고 묻기도 했다"며 "왜 우리가 이 산업에 뛰어들었는지, 이 산업이 어떤 확장성을 가지는지, 어떤 로드맵을 세울 것인지 꾸준히 커뮤니케이트하는 것이 대표로서의 소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공대생'의 한계를 넘어 경영자로 한 스텝 도약하기 위한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에 당장 필요한 수업은 경영"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현재 당면한 코로나19가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로 말을 맺었다. 그는 "우리는 다시 코로나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엔젤스윙의 솔루션을 포함한 비대면 기술이 산업현장에서 크게 중요해졌다. 앞으로 더 많은 걸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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