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트럼프의 그 약, 먹으면 죽어요"...클로로퀸 위험성 연구결과 또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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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5-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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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로퀸 투약시 코로나19 환자 사망 위험도 34% ↑·부정맥 위험 137% ↑

  • '10만명' 대규모 연구 진행...트럼프 "코로나 예방 위해 1주일 넘게 복용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19 치료제로 극찬하며 복용하고 있다고 알려진 클로로퀸의 사망위험성을 알리는 연구결과가 또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미국 언론은 영국 의학 학술지 랜싯에 실린 연구결과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 코로나19 환자에게서 사망 위험도가 34% 증가하고 심각한 심장 부정맥 위험성도 137%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작년 12월 20일부터 지난 4월 14일까지 입원 중인 코로나19 환자를 상대로 실시했으며, WP는 해당 연구가 지금까지 말라리아약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최대 규모의 연구라고 평가했다.

수백명 단위에 불과했던 이전 연구와 달리, 671개 병원 9만6000여명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상대로 말라리아약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의 효능을 수집한 결과라 데이터 신뢰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복용하고 있다고 밝힌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 조합의 경우는 사망 위험이 45%, 심각한 심장 부정맥 위험이 411% 증가했다.

클로로퀸을 복용한 환자 중에서는 사망 위험이 37% 늘고 심각한 심장 부정맥 위험이 256% 커졌다. 항생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는 사망 위험 37%, 심각한 심장 부정맥 위험 301% 증가가 있었다.

공저자인 프랑크 루쉬츠카 스위스 취리히대학병원 박사는 "이전의 소규모 연구는 약효를 밝히지 못했고 규모가 큰 임상시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이제 우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런 약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크립스연구소의 에릭 토폴 국장은 WP에 "분명한 피해를 보여주는 연구"라며 "이 약에 희망이 있었다면 이번 연구는 그에 대한 사망선고"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지난 일주일 반 동안 매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연 보충제를 먹고 있다"면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항생제인 아지트로마이신도 복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틀 전인 20일에는 "하루나 이틀이면 복용이 끝날 것 같다. 이틀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3월 중순부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신의 선물', '게임체인저' 같은 표현까지 동원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극찬해왔다. 하지만 의학계에서는 효능에 의문을 던지며 비정상적인 심박수 증가와 심장병 초래 등의 부작용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클로로퀸 극찬 후 미국 내 처방은 100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고, 미국에선 클로로퀸과 이름이 비슷한 어항 청소용 첨가제를 마신 노인이 사망하기도 했다. 18일에는 친(親) 트럼프 성향의 언론인 폭스뉴스조차 이를 의식해 트럼프 대통령의 클로로퀸 발언을 보도하면서 화면 하단에 "클로로퀸은 당신을 죽일 수도 있다(It kills you)"는 경고자막을 띄우기도 했다.

앞서 지난 4월에도 미국 보훈병원에 입원했던 코로나19 환자를 상대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투여시 사망률이 갑절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으나 대상이 400명도 되지 않은 소규모 연구였다. 최근 미국 뉴욕시에서는 약 600명의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치료 효능이 밝혀지지 않았다.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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